푸틴, 계엄령으로 총력 태세…점령지 우크라인 병력동원 포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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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커지는 러시아 내부 통제 초점" 분석도
바이든 "푸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전격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곳에 계엄령을 내린 것은 지금까지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며 애써 의미를 축소해 온 것에서 탈피해 총력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황이 갈수록 불리해지면서 국내 여론도 악화하자 부족해진 병력을 점령지 주민으로 충원하는 동시에 이번 침공을 러시아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맞서야 할 서방과의 전쟁으로 의미를 확대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도 읽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계엄령 선포로 점령지 4개 지역 친러 정부의 권한이 더욱 막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를 통해 지역별로 일종의 민병대인 '영토방어군' 창설을 명령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점령지 주민을 징용해 우크라이나군과 맞서 싸우게 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점령지 주민들은 러시아의 침략과 점령지 병합으로 강제로 국적이 바뀐 데 이어 전장에 내몰려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게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는 우크라이나 여타 지역보다 러시아계 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우크라이나계 등 다른 민족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러시아계라고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어서 실제로 징용이 이뤄졌다 해도 러시아가 노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동부 전선에서 1만㎢가 넘는 점령지를 빼앗긴 데 이어 남부 점령지인 헤르손주(州)에서도 방어선이 뚫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러시아군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징용이 이뤄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국내에서의 병력 충원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비군 30만명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하기 위한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다가 러시아 각지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젊은이 수십만명이 해외로 도피하는 등 정치적 역풍에 직면해야 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점령지 주민 징용 등은 부차적 목표에 불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지금껏 특수군사작전이라며 의미를 축소해 왔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합병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에서 앞으로 벌어질 전투는 러시아의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쟁'에 해당한다는 입장이 반영된 결과물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거듭된 군사적 실패와 국내 여론 악화로 권좌가 흔들릴 조짐이 나타나자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발표에는 우크라이나 점령지뿐만 아니라 러시아 내 주민 통제와 관련한 내용도 적지 않게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점령지 4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데 더해 별도의 대통령령으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80여개 지역에 주요 기반시설과 대중교통, 통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지방 정부에 안보와 관련한 권한을 높여주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직할 특별위원회를 통해 전쟁 대응 체제를 강화하도록 했다.
벨고로드와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8곳에 대해선 '경제적 동원령'을 내렸다.
이는 계엄령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주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러시아 정치 컨설턴트 압바스 갈랴모프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번 조처가 전황 개선을 위한 노력보다는 내부 반발을 억누르는 데 초점이 맞춰진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이 모든 조처는 외적과의 투쟁이라기보다는 국내에서 혁명이 무르익는 걸 막기 위한 시도인 측면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가 점령지를 통제하려고 '무모한 전술'에 의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갈수록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는 걸 푸틴이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바이든 "푸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전격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곳에 계엄령을 내린 것은 지금까지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며 애써 의미를 축소해 온 것에서 탈피해 총력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황이 갈수록 불리해지면서 국내 여론도 악화하자 부족해진 병력을 점령지 주민으로 충원하는 동시에 이번 침공을 러시아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맞서야 할 서방과의 전쟁으로 의미를 확대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도 읽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계엄령 선포로 점령지 4개 지역 친러 정부의 권한이 더욱 막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를 통해 지역별로 일종의 민병대인 '영토방어군' 창설을 명령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점령지 주민을 징용해 우크라이나군과 맞서 싸우게 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점령지 주민들은 러시아의 침략과 점령지 병합으로 강제로 국적이 바뀐 데 이어 전장에 내몰려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게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는 우크라이나 여타 지역보다 러시아계 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우크라이나계 등 다른 민족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러시아계라고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어서 실제로 징용이 이뤄졌다 해도 러시아가 노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동부 전선에서 1만㎢가 넘는 점령지를 빼앗긴 데 이어 남부 점령지인 헤르손주(州)에서도 방어선이 뚫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러시아군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징용이 이뤄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국내에서의 병력 충원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비군 30만명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하기 위한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다가 러시아 각지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젊은이 수십만명이 해외로 도피하는 등 정치적 역풍에 직면해야 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점령지 주민 징용 등은 부차적 목표에 불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지금껏 특수군사작전이라며 의미를 축소해 왔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합병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에서 앞으로 벌어질 전투는 러시아의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쟁'에 해당한다는 입장이 반영된 결과물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거듭된 군사적 실패와 국내 여론 악화로 권좌가 흔들릴 조짐이 나타나자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발표에는 우크라이나 점령지뿐만 아니라 러시아 내 주민 통제와 관련한 내용도 적지 않게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점령지 4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데 더해 별도의 대통령령으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80여개 지역에 주요 기반시설과 대중교통, 통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지방 정부에 안보와 관련한 권한을 높여주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직할 특별위원회를 통해 전쟁 대응 체제를 강화하도록 했다.
벨고로드와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8곳에 대해선 '경제적 동원령'을 내렸다.
이는 계엄령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주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러시아 정치 컨설턴트 압바스 갈랴모프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번 조처가 전황 개선을 위한 노력보다는 내부 반발을 억누르는 데 초점이 맞춰진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이 모든 조처는 외적과의 투쟁이라기보다는 국내에서 혁명이 무르익는 걸 막기 위한 시도인 측면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가 점령지를 통제하려고 '무모한 전술'에 의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갈수록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는 걸 푸틴이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