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집행 방해는 법질서 부정" 1년전 민주당 발언 재조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 집행을 불법이라고 방해하는 행위는 법질서를 부정하자는 것인가."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것과 관련 국민의힘에서 나온 반응이 아니다. 해당 발언은 지난해 9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웅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에 국민의힘이 반발하자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다.김웅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업보"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당시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일일이 나열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13일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웅 의원에 대한 공수처의 압수수색을 문제 삼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모순"이라며 "법원에 영장을 발부받은 영장 집행을 불법이라고 방해하는 국민의힘 행위는 법질서를 부정하자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당시 윤호중 원내대표 또한 "명확한 증거 앞에서 시간 끌기와 국면 전환용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영장 집행을 위력으로 방해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꼬집었다.강병원 의원 또한 "국기문란 사건에 중요 당사자들에 대한 정당한 압수수색을 비난하는 것은 후안무치이고 양심 불량의 극치"라며 "김기현 원내대표가 공수처의 정당한 법 집행은 야당탄압이라고 둔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른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면서 김 의원실의 압수수색을 물리력으로 저지한 것은 심각한 범법 행위"라며 "형법상 특수공무 방해에 해당한다"고 규탄한 바 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2021년 9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압수수색 나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19일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의혹' 수사 중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업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근무지인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섰다.하지만 압수수색을 막아선 민주당 의원들과 7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오후 10시47분께 현장에서 철수했다.

검찰은 "안전사고 우려 등을 고려해 철수하고, 추후 원칙적인 영장 집행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이를 공지하고,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중앙당사에 집결할 것을 요청했다.수십 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당사 앞에 모여 검찰 관계자들을 막아섰다.

이에 대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당한 법 집행을 가로막는 민주당의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는 공무집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또 다른 범법행위일 뿐이고,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검찰의 법 집행을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하려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민주당이 검찰의 김용 부원장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 등 국회 의사일정이 파행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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