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 고프니 떡라면 한 그릇만…" 돈 없는 여학생들에 베푼 선행

예비 자영업자, 남몰래 선행 베풀어
돈 없는 여학생들 위해 음식 값 지불
네티즌들 "따뜻한 소식, 뭉클하다"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 식당_해당 기사와 연관 없음/연합뉴스
김밥집에서 여학생들이 돈이 없어 떡라면 한 개만 시키는 것을 본 예비 자영업자가 남몰래 선행을 베풀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얼마 전 한 김밥집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자신을 예비 자영업자라고 밝힌 글쓴이 A 씨는 "며칠 전 김밥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착한 사람도 아니라는 걸 먼저 밝힌다"고 운을 뗐다.

당시 김밥집에서 식사하던 A 씨는 이후 가게로 들어온 여학생 두 명이 주문하지 않고 몇 분간 메뉴판만 쳐다보는 것을 목격했다.

이들은 "너 얼마 있어?", "나 돈 없는데", "너무 비싸다",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싶다" 등의 대화를 나누며 한참 동안 고민을 했다고.결국 학생들은 사장에게 "정말 죄송한데 저희 배는 많이 안 고파서 떡라면 한 개만 시켜서 먹어도 되냐"고 물었고, 사장은 흔쾌히 학생들의 주문을 받았다.

A 씨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며 "목소리도 예쁘고 말하는 게 착해 보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현재 딸 두 명 키우고 있고 저도 학창 시절 어렵게 자라서 오지랖이 발동했다"고 말했다.그는 테이블에 있던 메뉴판 종이에 '아이들 라면하고 김밥 제가 낼 테니 사장님이 주신 것으로 해주세요'라고 적어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후 학생들의 값까지 모두 계산하고 조용히 빠져나왔다는 A 씨는 "학생들은 밥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프지 않냐. 아이들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요즘 여기저기 생활하다 보면 경제가 정말 안 좋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힘드신 사장님들 정말 많이 계실 텐데 힘내라. 좌절하고 힘든 생각만 하면 안 좋아진다"고 격려했다.그러면서 "저 역시 힘들지만, 사장님들 응원과 사연 덕에 즐겁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응원했다.

이같이 따뜻한 사연을 접한 자영업자들은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 "어두운 소식만 많이 보이다가 이런 소식을 들으니까 뭉클하고 돌아보게 된다", "진짜 따뜻한 소식이 너무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