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공장 사고로 사망했는데…" 장례식장에 빵 놓고 간 SPC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사망한 가운데 사측이 장례식장에 빵을 놓고 가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PC 측은 지난 16일께 평택 SPL 공장에서 사고로 숨진 A씨(23)의 장례식장에 파리바게뜨 빵 두 박스를 두고 갔다. 구성품은 땅콩 크림빵과 단팥빵이었다. A 씨는 밤샘 근무가 끝나갈 무렵인 15일 오전 6시께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교반기)에 끼어 숨졌다.유족들은 "빵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죽었는데 답례품으로 빵을 주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SPC 측은 "직원이나 그 가족이 상을 당하면 일괄적으로 나가는 경조사 지원품 중의 하나다"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제공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직원상에 답례품이 나가는 게 회사 기본 정책이라 진행된 것 같다. 우리 회사도 직원상이나 가족상에 회사 제품이 지원된다"면서 "그래도 좀 더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가 됐어야 한다"고 전했다.한편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20일 SPC 계열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고용부는 SPL의 강모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경찰은 평택공장의 공장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이번 사망사고가 혼합기에 몸이 끼이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 조치가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2인 1조 작업이 원칙이었으나 사고 당시 A 씨가 혼자 작업을 하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들은 "SPC가 개당 30만원에 불과한 인터록(안전중단장치)을 설치하지 않아 청년 근로자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탄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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