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檢쿠데타·권력놀음 취해 칼춤"…尹정권에 십자포화(종합)

檢 압색에 긴급의총 '규탄 시위'…단일대오 결사항전 태세
이재명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해"…"檢-유동규 석방 거래" 음모론도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 시도를 윤석열 정권의 대야(對野) 전면전 선포로 규정하고 총력 방어전에 돌입했다. 이른바 '윤석열 검찰'의 칼끝이 끝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제1야당 수장인 이재명 대표에게 향할 것으로 보고 단일대오로 결사항전하겠다는 의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한편 현 정권과 검찰을 향해 십자포화를 가했다.

특히 최측근 인사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전날 긴급체포됐음에도 '침묵'을 지키던 이재명 대표가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의총에서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려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진실은 명백하다.

함께 싸워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역사의 퇴행을 막자"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어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사상 유례없는 검찰 쿠데타로 기록될 것"이라며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국회의 국정감사권을 무력화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윤석열 정권 정치 탄압 규탄문'도 냈다.

이들은 "압수수색 시도는 권력의 친위대로 전락한 고삐 풀린 정치검찰의 방종"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출범 5개월 만에 권력 놀음에 취해 제멋대로 칼춤을 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별도 기자회견 통해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 시도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오는 22일 '윤석열 정권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도부는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최고위 회의도 열어 '윤석열 검찰'을 맹비난 했다.

"칼로 흥한 사람, 칼로 망한다"(이 대표), "대선자금 유입이 사실이 아니면 정권의 운명을 걸어야 할 것"(고민정 최고위원), "국민이 정권을 심판할 것"(정청래 최고위원) 등 공세 수위도 한층 거세졌다.

민주당은 전날 중단했던 국정감사는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국감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왔지만, '민생 우선' 원칙을 견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복합위기 앞에서 민생경제를 챙기고,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국감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제사법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대검찰청 대상 국감을 사실상 보이콧하고, 장외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 항의 기자회견을 했다.
당내에서는 '대장동 키맨'으로 불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날 자정께 구치소에서 석방된 것과 관련해 음모론도 제기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전격 체포된 데에는 검찰의 회유에 따른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석방을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용 부원장 또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진술을 받아낸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품고 있다"며 "정황들로 볼 때 뭔가 각본을 짜놓고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토대로 일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대장동 핵심이라는 유동규를 검찰이 느닷없이 풀어줬다"며 "유동규 입장에서는 최하 5년 징역부터 시작하는 뇌물수수보다는 집행유예도 가능한 대선자금 전달이 낫다. 그러니 검찰이 딜을 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