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불안요인 가득인데…'150엔 돌파'에 금융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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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초약세에 원화도 동반 약세 불가피…"환율 1,500원 열어둬야"
"고환율, 이미 자금시장에 부정 영향"…불안심리 더 자극할 수도 달러화에 견준 엔화 환율이 20일 오후 한때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여파가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150엔 돌파'로 대변되는 엔화 약세 지속이 직·간접적으로 국내 외환시장 및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속화하는 엔화 '초약세'가 최근 누적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요인들과 맞물려 시장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1998년 위기 때도 엔화 초약세…"日 유동성 회수 위험"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로화나 파운드화 약세도 우려되는 현상이지만 엔화 초약세는 더욱 달갑지 않다"며 "엔화 약세 리스크를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의 유동성 회수 리스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이 불안해질수록 일본 정부 혹은 연기금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란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일본의 해외 순자산액은 엔화가 가파른 약세를 보인 1990년과 1998년, 2015년에 감소하는 현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1998년에도 달러당 147엔선까지 올라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가속화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으로 세계금융시장에 돈줄이 마르는 가운데 일본마저 해외에서 자산을 회수한다면 글로벌 유동성이 경색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 원화 겨우 안정되나 했는데…다시 동반 약세 가능성
달러당 150엔이라는 심리적인 방파제가 무너진 것은 이미 달러당 1,43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 환율에도 부정적 요인이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엔화 약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1,440원 선을 상단으로 추가 상승이 제약된 모습을 보여왔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점도 주요 요인이지만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이 외환스와프를 재개하는 등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달러화 매도 일색이던 국내 외환시장 수급 여건이 개선된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엔화가 '150엔 저항선'이 무너진 뒤 약세를 지속하면 원화 가치도 동반 약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150엔을 돌파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엔화 약세 지속은 달러 인덱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원화 추가 약세로 파급되는 효과가 있다"며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 리스크를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엔화가 유로화에 이어 달러화 인덱스를 구성하는 제2의 통화인 만큼 엔화 약세는 결국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다시 원화 약세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원/달러 1,500원 열어둬야…자금시장 불안심리 자극 가능성"
외환시장 외에 최근 들어 취약해진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뛰는 (원/달러) 환율은 이미 단기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높아진 원/달러 환율 탓에 국내 은행들이 유동성을 더 쌓고 있는 게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고갈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은행들은 환율 급등으로 외환파생상품 관련 증거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있는데 이 같은 증거금은 규제상 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추가로 고유동성 자산을 적립하고 있다.
은행들이 자금을 빨아들이다 보니 자산 규모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사나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엔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보니 원/달러 환율도 적정 수준은 아니지만, 달러당 1,500원 선에 이를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환율 상승은 공교롭게도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CP) 사태 등과 맞물려 시장의 불안 심리 더욱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고환율, 이미 자금시장에 부정 영향"…불안심리 더 자극할 수도 달러화에 견준 엔화 환율이 20일 오후 한때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여파가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150엔 돌파'로 대변되는 엔화 약세 지속이 직·간접적으로 국내 외환시장 및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속화하는 엔화 '초약세'가 최근 누적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요인들과 맞물려 시장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1998년 위기 때도 엔화 초약세…"日 유동성 회수 위험"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로화나 파운드화 약세도 우려되는 현상이지만 엔화 초약세는 더욱 달갑지 않다"며 "엔화 약세 리스크를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의 유동성 회수 리스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이 불안해질수록 일본 정부 혹은 연기금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란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일본의 해외 순자산액은 엔화가 가파른 약세를 보인 1990년과 1998년, 2015년에 감소하는 현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1998년에도 달러당 147엔선까지 올라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가속화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으로 세계금융시장에 돈줄이 마르는 가운데 일본마저 해외에서 자산을 회수한다면 글로벌 유동성이 경색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 원화 겨우 안정되나 했는데…다시 동반 약세 가능성
달러당 150엔이라는 심리적인 방파제가 무너진 것은 이미 달러당 1,43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 환율에도 부정적 요인이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엔화 약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1,440원 선을 상단으로 추가 상승이 제약된 모습을 보여왔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점도 주요 요인이지만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이 외환스와프를 재개하는 등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달러화 매도 일색이던 국내 외환시장 수급 여건이 개선된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엔화가 '150엔 저항선'이 무너진 뒤 약세를 지속하면 원화 가치도 동반 약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150엔을 돌파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엔화 약세 지속은 달러 인덱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원화 추가 약세로 파급되는 효과가 있다"며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 리스크를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엔화가 유로화에 이어 달러화 인덱스를 구성하는 제2의 통화인 만큼 엔화 약세는 결국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다시 원화 약세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원/달러 1,500원 열어둬야…자금시장 불안심리 자극 가능성"
외환시장 외에 최근 들어 취약해진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뛰는 (원/달러) 환율은 이미 단기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높아진 원/달러 환율 탓에 국내 은행들이 유동성을 더 쌓고 있는 게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고갈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은행들은 환율 급등으로 외환파생상품 관련 증거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있는데 이 같은 증거금은 규제상 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추가로 고유동성 자산을 적립하고 있다.
은행들이 자금을 빨아들이다 보니 자산 규모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사나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엔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보니 원/달러 환율도 적정 수준은 아니지만, 달러당 1,500원 선에 이를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환율 상승은 공교롭게도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CP) 사태 등과 맞물려 시장의 불안 심리 더욱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