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바이오메드, ‘B7H4·4-1BB’ 이중항체 美 1상 첫 환자 투약

에이비엘바이오 ‘ABL103’과 동일 표적
중국 하버바이오메드는 이중항체 치료제 ‘HBM7008’의 미국 1상에서 첫 번째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HBM7008은 하버바이오메드의 인간항체 제조 플랫폼인 ‘HBICE’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중항체다. ‘B7H4’와 ‘4-1BB’를 동시에 표적한다.B7H4는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에서 과발현된다. 삼중음성유방암과 난소암은 기존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대표적인 암종이라는 점에서 HBM7008가 대안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4-1BB는 T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는 항체다. 4-1BB는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심각한 간 독성을 유발한다는 게 문제로 지적돼왔다. 하버바이오메드는 4-1BB 항체에 일부 고형암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B7H4 항체를 붙여 특정 환경에서만 약효가 나타나도록 했다.

하버바이오메드는 이번 임상에서 HBM7008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및 예비 항종양 활성을 평가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 물질은 전임상에서 강력한 항종양 효능 및 우수한 안전성 결과를 보였다.왕징송 하버바이오메드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혁신을 주도할 또다른 이정표를 제시하게 돼 기쁘다”며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HBM7008 개발을 전속력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T’를 기반으로 한 면역항암제 ‘ABL103’을 보유하고 있다. HBM7008처럼 B7H4와 4-1BB을 함께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현재 전임상 중으로 최근 동물효능시험 및 원숭이 예비독성시험을 마쳤다.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1상을 신청한다는 목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1월 ABL103의 전임상 결과를 유럽의 학회에서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종양이 이식된 인간화생쥐에 체중 1kg당 2mg의 ABL103을 투여한 결과,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다. 투여 중단 후 암세포를 재이식했을 때도 대조군과 달리 암세포의 성장이 관찰되지 않았다. 기억 T세포를 통한 강력한 장기 항암효과가 증명됐다는 설명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