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리창, 중국 차기 총리 경쟁 선두주자 부상"

"몇개월간 부총리 거쳐 내년 3월 총리 임명될 가능성"
리창(63) 상하이 당 서기가 차기 중국 총리 경쟁에서 선두주자로 부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결정될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7명) 위원과 총리 등을 놓고 각종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리창 총리설'에 한 표가 추가된 모양새다.

SCMP는 "3연임을 앞둔 시진핑 주석은 당연히 향후 5년과 그 이후 자신을 지원할 '젊은 팀'을 구성하길 원한다"며 "다양한 소식통들은 기술과 새로운 경제 개발에 강력한 실적을 가진 리창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이며, 차기 총리 경쟁도 리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총리 임기 2회 제한에 따라 총리직에서 내려오는 리커창(67) 총리가 상무위에 남는 대신 전면 은퇴를 할 것으로 보이며, 차기 총리 인선은 리커창과 동갑인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의 거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당 서열 4위이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왕양이 리커창의 후임으로 이상적이라고 보지만 다양한 소식통들은 왕양이 리커창을 따라 전면 은퇴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고 전했다.

리창은 시 주석의 저장성 근무 시절 핵심 부하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일원으로, 시 주석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또한 1987년 이래 상하이 당 서기 9명 중 2008년 부패로 투옥된 천량위를 제외한 8명은 모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됐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상하이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산실이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시대를 열어젖힌 이래 상하이는 공산당 간부들이 출세를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임지가 됐다.

현 시 주석과 한정 부총리도 상하이에서 근무했고, 지난 봄 봉쇄에 지친 주민들이 추억하며 소환한 주룽지 전 총리는 상하이 시장을 지냈다.

다만 SCMP는 리창의 총리 발탁에 한가지 걸림돌은 그가 부총리를 지내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했다. 신중국 건국 아버지인 저우언라이와 마오쩌둥의 후계자 화궈펑만 빼고 역대 모든 총리가 부총리를 거쳐 총리로 발탁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간의 관습을 깨는 것이 더 큰 목적에 부합할 경우 관습을 깨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시 주석의 성향을 볼 때 이는 총리 인선에 주요 걸림돌이 될 것 같지 않다고 SCMP는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론적으로 리창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에서 총리로 지명되기 전 몇개월간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의해 부총리 임명될 수 있다"며 "지난해 3월 개정된 전인대 조직법에 따라 전인대 상무위는 총리의 요청으로 부총리를 포함해 국무원 고위 관리를 임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창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나아가 총리에 발탁된다면 '놀라운 컴백'이 된다.

지난 봄 두달 간의 상하이 봉쇄는 그의 치명적 실정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수도'인 인구 2천500만 상하이는 "봉쇄는 없다"고 누차 강조하다 갑자기 봉쇄를 단행했고, 일주일 정도로 예상했던 봉쇄는 두 달간 이어지며 상하이는 물론 중국 경제 전반에 직격탄을 날렸다.

민심이 극도로 악화한 것은 물론이다.

해당 봉쇄 이전까지만 해도 상하이는 코로나19 대응을 잘해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의 강력한 전염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 중국 최고 부자 도시 상하이 주민들이 두 달간 봉쇄 속 식량과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는 참사를 낳고 말았다.

이에 승승장구하던 리창이 비싼 정치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리창이 상무위에 진입하고 서열 2위인 총리 자리까지 차지할 경우 이는 시 주석의 절대적 당내 권력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될 전망이다.

공산당 지도부 개편 결과는 이번 주말 발표된다.

SCMP는 리창과 함께 딩쉐샹(60) 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66) 광둥성 당 서기, 천민얼(62) 충칭시 당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에 입성할 유력 후보라고 점쳤다. 반면 후춘화(59) 부총리, 황쿤밍(65) 중앙선전부장의 승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