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 美 자회사에 출자…철분과다증 신약벤처 지분 취득

주 목적은 대여금 회수
이오플로우는 100% 미국 자회사 'EOFlow Inc.'에 369억원(2600만달러)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출자금의 대부분은 앞서 EOFlow, Inc.에 대여했던 자금 및 이자로 회수된다. 310억원이다. 실제 출자금은 59억원 정도다. 이 중 40억원은 페렉스 테라퓨틱스 지분 30% 취득에 쓰이고, 나머지는 EOFlow Inc.의 운영 자금으로 사용된다. 페렉스 지분 취득은 이오플로우가 주입기와 기존 주사제를 결합하는 사업의 확장을 위해 두 번째로 단행하는 투자다. 첫 투자는 산플레나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기술 벤처회사인 자이힙과 올 1월 미국 합작사로 설립했다. 비만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을 개발한다.

페렉스는 연초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이며,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생체공학 및 바이오나노의약 연구를 이끌고 있는 최학수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텍이다. 최 교수는 부작용을 낮추고 효능이 개선된 혈색소 침착증(철분과다증) 치료용 나노킬레이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2019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하면서 주목받았다.

혈색소 침착증은 신체 조직이 철분을 과다 흡수해 간 심장 췌장 등의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는 질병이다. 백인에게 흔히 발병하는 질환으로 백인에서 200~3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과 수혈에 의한 2차적인 원인으로 발병한다.시장조사업체 글로브 매트릭스에 따르면 세계 혈색소 침착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5조원(250억달러)이다. 이 중 페렉스가 개발 중인 철분 킬레이트 시장은 현재 7조원(52억달러)에서 2030년 11조원(79억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치료 약물은 디페록사민 데페라시록스 디페리프론 등이 있으며 노바티스가 과독점하고 있다. 이들은 정상적인 조직의 철분까지 제거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페렉스는 최학수 교수 연구진의 정밀표적 약물개발 기술을 이용해 문제가 되는 조직에서만 철분을 제거하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치료기간인 1~3주 동안 지속적으로 피하로 약물을 전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이오플로우의 착용형(웨어러블) 약물전달 기술과 접목시켜 해결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페렉스 신약후보물질의 연구개발 및 미국 상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출자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유망 바이오 기업과 꾸준한 협업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