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붙는 운동복 입을 때 민망했는데…" 2030 女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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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완'·'보디포지티브' 트렌드 확산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오운완(오늘의 운동 완료)' 인증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을 사랑하고 건강한 삶을 살자는 '보디 포지티브(몸 긍정주의)' 문화와 함께 SNS에 운동 인증샷을 올리는 MZ(밀레니얼+Z)세대가 늘어나면서다.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편안한 속옷들이 이러한 트렌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요가·골프 등 뭘해도 받쳐입을 수 있어
드러나지 않고 편안한 속옷 인기 뜨겁다
22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에서 겉옷에 속옷 선이 잘 드러나지 않는 속옷군인 '노라인 언더웨어'의 올해(지난 19일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나 증가해 100억원을 넘어섰다.실로 꿰매는 봉제 방식 대신 원단과 원단 사이를 접착하는 '퓨징 기법'으로 제작한 노라인 언더웨어는 겉옷에 속옷 자국이 잘 티가 나지 않는 게 포인트. 운동복에 받쳐입기 좋은 속옷이란 점을 어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8년 4억원에 그쳤던 자주의 노라인 언더웨어 매출은 약 4년 만에 25배나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계기가 됐다. 자주 측은 현재 30여 종인 노라인 언더웨어 품목 수를 두 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골프복·러닝복·요가복·레깅스 등 운동복이 주로 몸에 붙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자국이 남지 않는 속옷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오운완'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지난해부터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몸을 옥죄지 않는 노와이어 브래지어 등 속옷 수요에도 일조했다고 풀이한다. 노와이어 및 심리스 브래지어는 기존 속옷보다 운동 시 가동범위가 커지는 데다 보디 포지티브 트렌드에도 맞아 속옷 대세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올 상반기 자주에서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인 '브라렛'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3% 뛰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2020년)보다 54% 급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브랜드의 여성용 사각 팬티 중 '노라인 보이쇼츠'는 지난해 처음으로 삼각팬티 판매량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엔 매출이 80% 치솟았다.이랜드리테일의 라이프스타일 웨어 브랜드 '애니바디'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심리스 브래지어 상품 '편애브라' 역시 인기가 높다. 애니바디는 올해 들어서만 매출이 5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애니바디 매출의 90% 이상이 편애브라에서 발생한다.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6만장을 달성한 데 이어 꾸준히 인기를 끌어 누적 판매량이 45만장을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홈쇼핑 채널에서도 보다 편안한 속옷을 선호하는 흐름이 엿보인다. GS샵이 올해 상반기(6월21일 기준)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상반기의 속옷 상품 수 및 매출을 비교한 결과, 와이어와 후크가 없는 브래지어인 '입는 속옷'이 전체 속옷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에서 20%로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스포츠 열풍 속 몸을 옥죄지 않는 속옷도 함께 인기를 끌면서 연간 속옷 매출만 300억원이 넘어갈 정도"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