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에 트레이딩, 놀이동산까지…시멘트社 수익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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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유일 해외공장 '성신양회' 사우디 네옴시티 참여 추진쌍용C&E 한라시멘트 등 일부 시멘트업체가 시멘트 가격 인상 시점을 올해 9~11월에서 내년 1월로 연기하면서 전국적인 레미콘업체 조업 중단은 유보됐다. 시멘트업계는 상생에 따른 비용과 환경 관련 비용, 유연탄 가격, 환율, 전력비, 물류비 등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3분기 수익성이 떨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비(非) 시멘트분야 사업을 확대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이다.
쌍용C&E, 2000억 M&A로 재활용(중간처리) 국내 1위 올라
'서울랜드,경주월드'기대하는 한일·아세아 "방문객 50%증가"
2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사우디아라비아의 721조원 규모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건설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현지 레미콘 공급과 건자재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한 관계회사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성신양회는 연매출 8300억원 규모로 업계 매출 순위로는 하위권이지만 해외 진출은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해외(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에서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싱가포르에 트레이딩회사인 진성인터내셔널을 설립해 시멘트, 클링커, 자갈, 금속, 귀금속 등 다양한 광물 거래로 연간 2200억원의 매출 실적을 내고 있다. 2020년 국내 대형건설사와 함께 방글라데시 샤잘랄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해 현지에 레미콘을 납품하고 있다. 성신양회가 일찍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오너 3세인 김태현 회장의 강한 의지 덕분이다. 시멘트제조업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일찍부터 동남아시아에 레미콘 공장을 세웠고 트레이딩사업에도 진출해 종합상사와 경쟁하고 있다.업계 1위인 쌍용C&E는 작년까지 2000억원을 들여 수도권과 경남지역의 폐합성수지 중간처리업체 10여곳을 인수해 단숨에 관련업계 1위에 올라섰다. 중간처리란 수집된 폐플라스틱 등을 유연탄 대체 연료로 쓸 수 있도록 선별·가공하는 공정을 말한다. 이 사업을 통해 유연탄 대체율을 내년까지 국내 최고 수준인 50%로 높이고 다른 시멘트업체로 중간처리업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시멘트업체로서 유연탄 사용을 줄여 탄소배출도 줄이고 매년 10%씩 성장하는 시장(폐합성수지 열적재활용)에서 수익도 내는 '일석이조'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쌍용C&E의 연간 매출(1조6000억원)에서 중간처리업 등 환경사업 비중은 작년 7%에서 올해 상반기 10%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와는 별도로 폐기물 매립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쌍용C&E는 2030년까지 환경사업 비중을 50%까지 높인다는 게 최종 목표다. 지난해 사명을 '쌍용양회'에서 시멘트(Cement)와 환경(Environment)을 뜻하는 '쌍용C&E'로 바꾼 것도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쌍용C&E와 함께 업계 선두권인 한일시멘트 역시 원자재 트레이딩사업에 진출해 지난해 관련 매출이 급증했다. 2020년 1178억원에서 2021년 2249억원으로 2배가까이 뛴 것이다. 철강 등으로 품목을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는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올해 '놀이공원'관련 사업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현재 서울랜드와 국내 최대 낙농인증 체험목장인 하늘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매출은 연 350억원 규모다. 아세아시멘트는 경주월드를 소유하고 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로 서울랜드 입장객수가 전년대비 약 5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시멘트산업은 갈수록 제조원가 부담이 높아져 수익성이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5일 한 보고서에서 "제조원가 부담으로 쌍용C&E의 3분기 영업이익은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에 영업이익률이 75%에 달했던 환경사업부문 실적은 3분기에도 견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지난 20일 현재 당 388달러로 작년 평균치(137달러)의 2.8배에 달한다. 지난 9월 사상 최고치인 465달러까지 올랐다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동절기를 앞두고 다시 400달러대로 오를 전망이다. 이는 2020년 평균치(60달러)의 7배 수준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목표와 환경규제 대응에 필요한 친환경 설비투자 부담도 늘어 최근 5년간 연평균 3291억원에 달한다.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전력비 역시 올들어 30%이상 오른 상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