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붐에도 해운관광 업계는 '울상'

북적이던 부산항 여객선 텅텅
해운업계 영업중단·폐업 속출
日 현지 항만, 검역 준비 안돼
지난 18일 오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한때 일본으로 143만 명을 실어나르기도 했던 이 터미널은 현재 잠정 영업 ‘중단’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산과 가장 가까운 국가인 일본으로의 배편이 2020년 3월 이후 멈췄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이곳을 중심으로 운항 중인 여객선은 3개 선사, 4척에 불과하다. 모두 일본으로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다. 한·일 관광이 정점에 달했던 2018년에는 9개 선사가 12척의 배를 운항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을 중단한 선사가 4곳, 폐업한 선사가 2곳”이라며 “한국과 일본 정부가 업계와 함께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언제 항로가 개설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일본이 현지 여객 터미널을 중심으로 검역 인원 배치와 검역 공간을 확보하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정부가 한국 등 68개 국가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항공·해운 및 관광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항공업계의 실적은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다. 18일 기준으로 이달 일본(후쿠오카, 오사카)으로 향하는 관광객(탑승 및 예약)은 2만8051명이다. 다음달 예정 인원은 4만5272명(예약 기준)으로 더 늘어난다. 에어부산은 후쿠오카와 오사카의 항공 편수를 증설하고, 도쿄(나리타공항)행 노선을 신설할 방침이다.

해운업계와 관광업계는 일본 항로가 열리기만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세계 각국의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A사 대표는 “일본 관광 상품은 코로나19 이전 회사 실적의 90%를 차지했지만, 현재 30%대에 머물고 있다”며 “유가 급증 등으로 항공편이 비싸 항로가 재개된다면 일본행 관광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 부산 최대 해운선사 팬스타크루즈는 지난해부터 ‘얼리버드’ 방식의 일본 여객 티켓의 예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언제 항구를 열어줄지 알 수 없어 하루하루가 불안하기만 하다. 팬스타크루즈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오사카행 크루즈 상품 예약을 열어놨는데, 최근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환율 영향까지 있어 일본 항로가 빨리 재개되기만 고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