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노동부, '제빵공장 사망사고' SPC 계열사 압수물 집중분석(종합)

수사전담팀장 격상해 사고조사 속도…"원인 규명에 역량 집중 방침"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2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평택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 분석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전날 오후 5시께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9시간에 걸쳐 평택시 팽성읍 추팔산업단지 내 SPC그룹 계열 SPL 본사와 제빵공장 등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압수수색을 통해 작업 절차와 안전 조치 등에 관한 서류와 전자정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해당 사고를 수사 중인 수사전담팀의 팀장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에서 경기남부경찰청 양수진 강력범죄수사대장으로 격상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의 중대성과 국민들의 관심도를 감안해 이 같이 결정했다"며 "향후 수사전담팀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착수와 함께 수사전담조직을 격상하면서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A(23) 씨의 유족도 사고 경위를 명백히 밝혀달라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유족 법률대리인인 오빛나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SPL 주식회사, 강동석 SPL 대표이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고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SPL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경기 평택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인 측은 "피고소인은 교반기에 덮개 및 자동방호장치(인터록)를 설치하지 않았고, 2인 1조 작업을 해야 하는데 피해자 혼자 작업하도록 했으며, 안전교육을 하는 등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허영인 SPC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SPC는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재발방지 대책도 발표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숨졌다. SPL은 SPC 그룹의 계열사로, SPC 프랜차이즈 매장에 빵 반죽과 재료 등을 납품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