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금리인상 속도 완화 기대에 상승 출발

뉴욕증시가 기업들의 실적 발표 속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살아나며 상승했다.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16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1.37포인트(1.19%) 오른 30,694.9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7.36포인트(1.02%) 상승한 3,703.1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4.36포인트(0.70%) 뛴 10,689.20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 속도와 기업 실적 등을 주목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준의 11월 회의 전망 기사를 내놓으면서 12월 금리인상폭 속도 조절 방안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WSJ은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고, 오는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축소할지 여부와 축소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조만간 그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내년초 금리 인상을 중단하길 바란다는 뜻을 시사하고 있고, 일부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이라며 그러한 논의가 너무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나오는 가운데 연준이 12월에 0.50%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원한다면 11월 회의 이후 몇주간 시장이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게 WSJ의 전망이다. 해당 보도가 나온 후 미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12월 회의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은 장중 51.6%로 떨어졌다.

전날에는 75%를 넘어선 바 있다.

반면 해당 회의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47.4%로 전날의 24.2%에서 상승했다. 기업들의 실적은 종목별로 엇갈리고 있으나, 스냅의 주가가 크게 밀리면서 기업 실적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스냅의 주가는 회사의 분기 매출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30%가량 폭락했다.

매출 증가율이 6%로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향후 전망에 대한 비관론도 확대됐다.

아멕스의 주가는 회사의 순이익과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신용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5% 이상 하락했다.

버라이즌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소매 후불 전화 가입자수가 3개 분기 연속 줄었다는 소식에 5%가량 하락했다.

지금까지 기업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상장 88개 기업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6% 줄었다.

다만 이들 중 4분의3가량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한편, 트위터의 주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위터를 포함해 일론 머스크의 벤처기업들이 국가 안보 영향 검토 대상인지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4%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증시가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날 반등에도 현 금융시장 환경은 증시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MUFG의 리 하드만 외환 전략가는 "국채금리 급등으로 글로벌 성장의 더 급격한 둔화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픽텟 에셋 매니지먼트의 루카 파올리니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약한 성장세, 인플레이션 상승,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등 어려운 조합을 갖고 있다"라며 "이번 실적 시즌은 괜찮겠지만, 걱정은 다음 두 개 분기다"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DAX지수는 0.10% 하락했고, 영국 FTSE지수는 0.31% 올랐다.

프랑스 CAC 지수는 1.07% 하락했고,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39%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소폭 올랐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59% 오른 배럴당 85.04달러에, 1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90% 상승한 배럴당 93.15달러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