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 '대장동 특검' 요구에 "물타기·증거인멸 시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기한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속이 뻔히 보이는 수사 지연, 물타기, 증거 인멸 시도"라며 특검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재차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검은 수사를 뭉갤 때 필요한 것이지 수사를 제대로 하는데 그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특검을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장동 사건은 우리 당이 문제 제기한 게 아니고 민주당의 집권 중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라며 "우리는 (특검을) 40여 차례 요구했으나 뭉갰다가 정권 바뀌고 수사하니까 많은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느낀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과거에) '특검을 요구하는 자가 범인', '특검 수사는 수사 지연 의도로 적폐 세력이 하는 것'이라 얘기했다. 그 말씀들이 다 맞는 것 같다"면서 "오히려 1년간 수사했다는데 오랜 기간 수사를 뭉갠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 관련해서는 전혀 협상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막는 것과 관련해 "압수수색 집행 장소는 민주당이 아니라 별개 법인인 민주연구원이고, 지금의 압수수색은 무차별적이 아니라 김용 피의자 관련으로 범위가 정해져 있다"며 "변호사가 입회해서 압수수색 영장 범위 안에 들어간 관련 사항만 추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오는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이콧을 시사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시정연설은 듣고 싶으면 듣고 듣기 싫으면 듣지 않는 내용이 아니라 국회의 책무"라며 “국회법 제84조를 보면 예산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예산도 법정기간 내 통과시켜야 하고 중요 법안들도 처리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이런 이유를 앞세워서 의사일정 진행을 거부하고 협력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민주당의 냉정을 촉구하고 수사는 수사대로 맡겨 승복하고 국회 본연의 일에 집중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특검법을 단독 처리할 경우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사례가 있나 묻고 싶다"며 "일방적으로 특검법을 만들어 수사 주체를 변경하고 수사를 지연시키려 한다면 국민이 다음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탄압이라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선 “뭐가 야당 탄압인지 구체적으로 말해주면 좋겠다"며 "지금은 상시국회여서 국회가 안 열릴 때가 없다.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정당이나 국회에 대해서는 1년 내내 법 집행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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