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 3분기 '어닝 쇼크' 굴욕…주가 연초대비 6분의 1토막

순손실 3.6억弗…작년의 5배
광고시장 침체가 발목 잡아
틱톡에 '인기 SNS' 1위도 뺏겨
사진=연합뉴스
미국 인기 SNS인 ‘스냅챗’의 운영사 스냅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5배로 늘어난 순손실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을 공개하자 주가는 27% 급락했다. 광고 시장 침체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20일 스냅은 “올 3분기 매출이 11억3000만달러(약 1조63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11억4000만달러)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2017년 기업공개(IPO)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3억5950만달러(약 5200억원)로 전년 동기(7196만달러) 대비 5배로 급증했다. 인력 6500명 중 20%를 해고하고 증강현실(AR) 안경·콘텐츠 개발에 투자하는 데 들어간 사업 구조조정 비용 1억5500만달러가 적자에 반영됐다.

광고 시장 부진이 매출에 타격을 줬다. 스냅은 “물가 상승, 비용 증가와 같은 거시경제 역풍 때문에 광고주들이 마케팅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다”며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경으로 캠페인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광고 대상을 맞추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SNS 광고 시장의 경쟁 심화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스냅은 ‘영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

저조한 실적은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스냅 주가는 장중 전일 대비 0.64%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장 마감 후 실적 발표가 나오자 시간외거래에서 27% 하락한 7.87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연초(1월 3일) 주가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스냅챗은 미국 청소년들이 꼽은 최고 인기 SNS 앱 자리도 뺏겼다. 지난 11일 시장조사기관 파이프샌들러가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10대 청소년들은 가장 선호하는 SNS 플랫폼으로 틱톡(38%)을 꼽았다. 스냅(30%), 인스타그램(20%)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가을 스냅이 35%의 선택을 받아 틱톡(30%)을 압도했던 것과 상황이 달라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