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비고 키친' 앞 50m 줄…리키 파울러도 "K만두 훌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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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더 CJ컵서 '인기 만점'
한국인 관광객 아닌 대부분 현지인
만두·닭강정 매출 70% 이상 차지
이경훈, 매킬로이와 챔피언조
골프장 입장을 기다리거나 유명 골퍼를 구경하려는 갤러리들이 아니었다. 점심 식사용으로 CJ ‘비비고’의 즉석식품을 사려는 인파였다. 한국인이나 관광객도 거의 없었다. 한인타운이 있는 애틀랜타시에서 400㎞ 넘게 떨어져 있는 리지랜드 근교 주민이 대부분이었다.비비고 키친 외에 다른 식당도 인기를 끈 건 아니다. 비비고 키친 바로 옆 미국 음식을 파는 간이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소피아 장 CJ 미국 마케팅팀 매니저는 “하루에 10시간가량 비비고 키친 문을 여는데 1분당 3인분 이상씩 팔려나갔다”며 “점심시간만 따지면 분당 판매량은 3인분보다 2~3배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즐겨 찾는 건 만두와 닭강정이다. CJ가 행사용으로 내놓은 여섯 가지 ‘K푸드’ 중 만두와 닭강정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케일라 콜 씨(48)는 “평소에 코스트코에서 한국식 만두를 가끔 사 먹는데 이곳에서 원조 음식을 맛봐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K푸드를 처음 맛보는 이들로부터도 호평받았다. 부모와 함께 대회를 찾은 트레이 콜 군(12)은 “한국식 핫도그를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했다.출전 선수들 사이에서도 비비고 키친은 ‘맛집’으로 유명했다. PGA 투어 페덱스컵 랭킹 8위에 오른 스타 플레이어인 테일러 몽고메리는 “경기 전 닭강정과 볶음밥을 많이 먹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주에 끝난 PGA 투어 조조챔피언십 우승자인 리키 파울러도 “언제나 그렇듯 K푸드는 정말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CJ는 2017년부터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PGA 정규 투어 스폰서를 맡고 있다. 특이한 건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여느 기업과 달리 한식 통합 브랜드인 비비고를 메인 스폰서로 앞세운다는 점이다.
이경훈(31)은 PGA 투어 통산 3승에 도전한다. 이날 열린 더 CJ컵(총상금 1050만달러) 셋째 날 5타를 줄이며 공동 2위에 올라섰다. 대회 마지막 날 ‘디펜딩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며 시즌 첫 승을 노린다.이경훈은 이날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쳤다. 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의 성적을 낸 그는 욘 람(28·스페인), 커트 기타야마(29·미국)와 함께 공동 2위가 됐다. 단독선두 매킬로이(중간합계 13언더파 200타)를 1타 차로 추격 중이다. 이경훈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 5월 AT&T 바이런 넬슨에 이어 투어 통산 3승을 달성한다.
리지랜드=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