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칼자이스 간 삼성전자 사장의 '초격차 고민'

경계현 "우린 록인·해자 기술 얼마나 갖고 있나"
독일의 광학 기술 전문기업 칼자이스를 방문한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사장·사진)이 ‘초격차 기술력’ 확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경 사장은 23일 개인 SNS에 한 해외 공장에서 방진복을 입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게시글엔 “ZEISS(자이스)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용 렌즈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나는, 우리는, 우리 기업은 록인(lock-in)과 해자(moat) 기술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라고 적었다. 록인(충성고객을 만드는 자물쇠 효과)과 해자(경쟁사를 압도하는 진입장벽)는 초격차 기술력을 뜻하는 표현이다.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독자 생산하는 초미세공정용 필수 장비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얇은 회로를 그리는 역할을 한다. 칼자이스는 EUV 노광장비의 핵심 부품인 반사경을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칼자이스 공장을 방문한 뒤 소감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예전만큼 ‘기술 초격차’를 과시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경 사장의 게시글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낸드플래시의 저장공간인 셀을 높이 쌓는 ‘적층’ 경쟁에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 따라잡힌 상황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에 5나노미터(㎚, 1㎚=10억분의 1m) 라인부터 구축한다.

배성수/황정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