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미들 주식 계좌 보니…JP모간 "올해 -44% 손실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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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이 성장주에 '악재'
올해 들어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수익률이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성장주가 타격을 입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JP모간 자료를 인용해 올해 초부터 지난 18일까지 미국인들의 주식 수익률이 -44%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리 인상이 고평가된 성장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커지기 때문에 향후 가치를 미리 반영하고 있는 성장주 주가는 떨어진다. 금리 인상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Fed는 미국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올해 들어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다음 달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사 IBK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호세 토레스는 FT에 "개인 투자자들은 성장주 투자에 적응해왔지만 (금리 인상으로) 자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손실이 불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에 나섰다. JP모간에 따르면 지난주 개인 투자자들의 주간 매도 행렬은 2016년 집계 이래 가장 길었다. 다만 이번 매도 물량은 2020년 코로나19 초기 당시에 비해선 적다는 분석이다. JP모간의 파생상품 전략가인 펭 쳉은 매도세가 코로나19 사태 때보다 거세지 않은 이유에 대해 "투자자들은 2년 전 증시 반등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선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다. 지난 한 주간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등이 편입된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3억3000만달러(약 4745억원)를 쏟아부었다고 FT는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