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한파에...구직자 66% "사실상 구직 단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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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대학생 취업인식 설문조사]SK그룹은 지난 19~21일 제주에서 ‘2022 CEO 세미나’를 열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 속에 SK를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임원들이 한데 모여 경영 전략과 중장기 목표를 가다듬는 회의였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26일 SDI·전기·SDS·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생명·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금융 계열사 사장들까지 총출동한 삼성 사장단회의는 2020년 6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가전 재고 급증 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LG그룹도 지난달 29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중장기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주요 그룹이 줄줄이 경영진 회의를 여는 것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구직자 입사 선호도, 중견기업이 공기업 앞서
구직자 평균 6.7회 입사지원...서류2.4회 합격
공기관 정원감축 여파에 '신규채용 축소'우려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 채용이 줄어들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특히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까지 공공기관 정원을 6700명 넘게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구직자 10명중 7명은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엔데믹이 되면서 기업들의 채용이 기지개를 켜는가 싶더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발 금리인상에 세계경제가 다시 먹구름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제전망도 어둡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의 ‘2022년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58.2%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봤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현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장기 계획을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이 느끼는 취업시장 전망도 암울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23일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예정)자 2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대학생 취업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학 4학년 또는 졸업예정자(졸업자)의 65.8%는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0명중 2명(16.0%)에 불과했다.
구직자들이 취업과정의 어려움으로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신입채용 기회 축소(28.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근로조건에 맞는 일자리 부족(26.0%)' '인턴십 등 실무경험 확보 어려움(19.9%)' '물가 급등에 따른 취업비용 증가(13.9%)' 등으로 인해 취업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구직자 29.6%는 올해 대졸 신규채용 시장이 '작년보다 더 어렵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채용긴축을 했던 2020년보다 지난해 2021년 반사적으로 채용을 대폭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Z세대가 대부분이 구직자들의 선호 기업은 대기업>중견기업>공기업>공무원>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 순이었다. 그동안 선호 1순위였던 공기업이 밀려났고, 최근 경제위기로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도도 뒤로 많이 밀린 것이 특징이다. 한편,구직자들은 올해 평균 6.7회 지원해서 평균 2.4회 서류전형을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신규채용도 한파다. 잡알리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2017~2021년)간 공공기관 신규채용 규모는 15만 5664명이다. 지난 정부출범때 대학 1학년생들은 "이렇게 많은 공기업들이 앞당겨 신규채용을 하면 우리가 졸업땐 채용가뭄이 일 것"이라며 말하기도 했다. 문정부 초기 대학 1학년들은 지금 졸업을 앞둔 구직자가 되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한 대학 취업센터장은 "지난 정부의 공공기관 대규모 신규채용은 5년이 지난후 채용감소로 이어질 것이 예견된 것이었다"며 "결국 피해자는 학생들이 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대학가는 올 하반기보다 내년 채용시장을 어둡게 보고 있다. 특히 증권사, 자산운용사, 리츠 등 금융권 신규채용은 축소 움직임이다. 기업에 따라서는 코로나시국처럼 최종 합격자 인원을 축소조정하거나 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는 기업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