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방스, 경추 근긴장이상 대상 보툴리눔톡신 美허가 신청

대웅제약, 내년 美3상 도전
보툴리눔 톡신 업계의 후발주자로 평가받던 레방스(Revance)가 치료제 부문에서 역전을 노린다. 이 회사는 ‘덱시파이’로 최근 미국 경추 근긴장이상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경추 근긴장 이상은 대웅제약이 ‘나보타’로 개발하고 있는 적응증이기도 하다.

미국 레방스는 20일(현지시간) 덱시파이에 대해 경추 근긴장이상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추가 생물의약품허가신청서(sBLA)를 제출했다고 밝혔다.경추 근긴장이상은 목 근육이 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 또는 이완되는 질환이다. 심해지면 목이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휘기도 한다. 처음에는 물리 치료가 권장되고 다음 단계에서 톡신 주사가 활용된다. 톡신 주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투여된다. 투여 주기는 통상 3~4개월에 한 번이다. 그 외 남은 방법은 수술이다. 레방스는 미국 근육운동장애 시장이 연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레방스는 이번 sBLA와 함께 덱시파이의 경추 근긴장이상 임상 3상 결과(데이터)를 제출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덱시파이는 위약 대비 125단위(유닛) 및 250단위 용량에서 내약성 및 효능을 입증했다. 효과 지속 기간 중앙값은 125단위 및 250단위 용량 환자군이 각각 24주 및 20.3주였다. 효능 개선 및 치료 만족도에 대한 환자 및 임상의 간 보고 내용은 일관됐다.

경부 근긴장이상에 대한 보툴리눔 독소 치료의 두 가지 부작용 중 연하 곤란(삼키기 어려움) 발생률은 125단위와 250단위 환자군이 각각 1.6%, 3.8%였다. 또 다른 부작용인 근육 약화는 각각 4.8%, 2.3%로 나타났다.레방스는 지난 9월 FDA로부터 덱시파이를 주름 개선 치료제로 허가 받으며 이 시장에 뒤늦게 진출했다. 진입은 늦어졌지만 회사는 덱시파이의 치료 지속기간이 경쟁제품 대비 길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회사 측은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덱시파이는 연간 두 번의 치료로 일년 내내 효과를 보인다”고 했다. 사람 혈청 알부민을 사용하지 않아 혈액 유래 병원균 및 전염성 미생물 감염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대표주자인 대웅제약도 최근 나보타(개발명 ABP-450)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파트너사(협력사)인 이온 바이오파마를 통해서다. 이온은 지난달 ABP-450의 경추 근긴장이상 미국 2상 성공 소식을 알렸다. 저용량(150유닛), 중간 용량(250유닛) 및 고용량(350유닛) 모두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4주차에 저용량 및 중간 용량의 근긴장도 측정 지표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이온은 내년 1분기 FDA와 ABP-450 경추 근긴장이상 2상 종료 회의를 마치고 같은 해 3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온은 대웅제약으로부터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 ABP-450를 치료제로 독점 개발 및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