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고' 세부 공항 활주로 폐쇄…"40여명 파견 예정"

대한항공 여객기, 세부 공항서 활주로 이탈…'동체 파손'
국토부, 사고수습본부 설치
필리핀 기상 악화 속 세부 막탄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했다. 다행히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 중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세부 공항이 24일 오후 5시(한국시간 기준)까지 폐쇄될 예정인 가운데 대한항공은 총괄대책본부를 소집하고 40여명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2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오후 11시7분경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A330-300 여객기(KE631)가 착륙 후 활주로를 지나쳐 정지(오버런)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공항 당국은 세부 막탄공항 활주로를 오후 5시까지 폐쇄하기로 한 상황이다. 당초 필리핀 공항 당국은 오후 2시께 해당 활주로 운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여객기를 옮길 대형 크레인이 공항에 없어 항공기 견인 조치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탑승한 A330-300 여객기(KE631)는 지난 23일 오후 6시3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여객기는 세부공항 기상악화 속 2차례 복행(go-around) 후 절차에 따라 3번의 착륙을 실시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도착 예정 시간(현지시간 오후 10시)보다 한 시간가량 늦은 오후 11시7분에 공항에 착륙했지만 활주로를 지나쳐 멈춰서면서 바퀴와 동체가 파손됐다. 현지 소방대가 출동했으며 승객들은 여객기에서 슬라이드를 통해 긴급 탈출했다. 국토교통부와 필리핀 당국은 해당 여객기 브레이크 시스템이 고장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 승객들은 승무원 지시에 따라 항공기에서 큰 혼란 없이 탈출했다고 대한항공은 전했다.대한항공은 "일부 승객은 호텔로 이동했고, 다수 승객이 원래 본인의 목적지로 귀가했다. 여권 등을 여객기에 두고 내려 입국 서류 미비로 입국에 어려움을 겪은 27명의 승객을 위해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 전원이 입국 시점까지 함께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대한항공은 사고 원인 파악과 함께 이날 오전 1시 유관 임원이 참석한 총괄대책본부를 소집해 대응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했다고 대한항공은 전했다.

우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내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탑승객과 가족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다.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현지 항공 당국 및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조기에 상황이 수습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중 7명을 우선 지원인력으로 현장에 보냈고 총 40여명을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인천발 항공편을 통해 4명, 필리핀 마닐라 지점에서 3명의 지원인력을 세부 공항으로 파견했다.

또한 대체 항공편을 통해 이수근 안전보건총괄 겸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을 책임자로 한 관련 분야 임직원(정비·안전·보안·항공 의료·운항·객실·운송·현장지원팀) 40여명이 파견 예정이다. 해당 항공편에는 국토교통부 감독관 2명,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3명 등 모두 5명이 동승한다.
사진= AP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반장으로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지 공관·항공사 등과 연락체계를 구축해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세부 공항 활주로가 폐쇄돼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세부 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진에어 항공편이 인근 클라크 공항으로 회항했다. 세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항공편 출발도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활주로 폐쇄로 귀국하지 못한 승객은 각각 177명, 156명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 항공편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승객 100여 명도 대기 중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