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 칼럼] 공영방송, 올드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진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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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대한민국은 지난 9월 22일 MBC 바이든 자막 사건, 10월 15일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 경고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공영미디어를 TV 시대에서 SNS 시대로 바꿀 때
4차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공영 미디어로 1960~80년경 TV 중심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KBS, MBC 등 공영방송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공영 미디어는 이제 올드미디어(old media 또는 traditional media)에서 뉴미디어(new media) 시대로 진화해야 한다.
▲ 공영 미디어 TV에서 SNS로 대전환할 때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수일간 셧 다운된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는 공영 SNS를 구축해야 한다. 또 본연의 기능이 일반 방송과 별 차이가 없이 애매하여 정권 변화 때마다 논란이 되는 KBS, MBC 등 공영방송을 시대흐름에 맞추어 구조조정 하여야 한다.국민 혈세인 수신료 등 예산지원의 효용성을 근본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 대신 절감한 예산으로 카카오톡 같은 공영 SNS를 구축해야 한다. 필요한 일이다. 가칭 '한톡'이다. 구조조정에서 공영방송 기능이 없어진 방송은 시장에서 민영방송으로 적자생존 하면 된다. 국가 핵심 공영 미디어를 '공영 SNS'로 바꾸고 구조 조정된 공영 방송은 교양 프로그램을 위주로 한 '보조 공영 미디어' 수단으로 전면 개편하면 된다.
▲ 국지적 상황 대처, 쌍방향 정보전달 등 국가 비상사태 대비해야
이번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수일간 국민은 혼란에 빠졌다. 만약 전쟁 등 긴급재난 상황이었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제 천재지변, 전쟁 등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해서 필요한 정보 전달은 물론이고 상대편(현장) 상황을 알리는 쌍방향 국민 소통체계가 필요하다.전통적인 미디어(media) 대부분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텔레비전 방송이 대표적이다. 소통은 일방이 아니라 양방향 때로는 다대다 관계 (many-to-many relation)가 되어야 한다. 현재 TV 중심인 공영방송으로는 긴급상황 때 별 도움이 안 된다.또 대한민국 전체가 아니라 예를 들면 산불, 지진, 게릴라전 등 일부 지역에서 벌어진 긴급 상황에 국지적으로 핀셋(pincette) 정보전달 및 상호 소통이 불가능하다. 지금도 코로나 상황 등을 문자로 알려주는데 이 역시 단순 정보를 일방적으로 날려 주기만 할 뿐이다.
SNS(Social Network Service), 영미권에서는 social media(소셜 미디어)라 하는데 둘 이상이 주고받는 쌍방소통 수단이다. 시대흐름에 맞다. 현재 한국 대표 SNS는 단연 카카오톡이다. 그런데 이번 화재로 취약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 전파방해 등 악조건 속에서도 쌍방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영 SNS '한톡'을 구축해야 할 때다.
▲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공영 SNS부터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가 9월 2일 출범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각종 민원 통합은 물론이고 양질의 데이터를 개방·활용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해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게 주요 과제다.'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성공하려면 제일 먼저 국민 공영 SNS를 만들어 보급하여야 한다. 스마트폰의 휴대성을 활용한 자기 '인증'을 통하여 각종 행정 안내, 행정문서 송달 등 기능과 더불어 개인별 민원 신청, 접수, 처리결과 통보 등을 할 수 손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또 머지않아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시대가 온다. CBDC를 사용하며 중앙은행(또는 위탁은행)과 잔액조회, 문의 등 소통할 수단이 필요하다. 이때에도 공영 SNS '한톡'은 필요하다. CBDC를 안전하게 담을 전자기기(신용카드 같은 전자지갑)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활용하면 된다.
▲ 스마트폰은 국민 필수 공공재(유치원 생 이상 모두 지급)
한국 인구 51,625천 명 중 94%인 48,528천 명이 스마트폰을 일일 1시간 31분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미 생활필수품을 넘어 신체의 일부분과 같은 존재다. 따라서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을 정부가 시대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스마트폰을 정부가 유치원에 입학하면 의무적으로 국민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분실하거나 일반적인 고장이 나면 정부가 조치해주어야 한다. 이미 코로나 상황에서 정부는 개인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출입, 공지 서비스 등을 해왔다.
마찬가지로 각종 공공 통지 등을 스마트폰을 통하여 처리하면 된다. 또 조만간 다가올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에 원격진료는 물론이고 각종 민원을 통합할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국민 공공 디바이스와 연계되어야 효력을 발휘한다.
다만 개인정보와 수집된 마이 데이터를 정부가 오남용 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은 물론이고 위법 시 강한 처벌을 하도록 해야 한다.
▲ 스마트폰 단말기 비용 및 통신비 만만치 않아
1인 이상 가구의 통신비 지출은 월 122천 원, 연간 146만 원인데 가계소비의 5%를 차지한다. 이 중 약 80%는 이동전화요금·인터넷 이용료 등 통신서비스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기기 값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국내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은 약 1900만대다. 1년에 국민 37%가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셈이다.스마트폰 평균 판매단가(ASP, Average Sales Price)는 약 600달러(한화 84만 원)로 이를 국민 전체로 환산하면 국민 1인당 연간 스마트폰 구매에 부담하는 금액은 31만 원이다. 1가구 통신비와 합치면 177만 원이다. 적지 않은 돈이다.
선거 때마다 포퓰리즘에 가까운 소모성 돈을 풀지 말고 디지털 시대에 필수재인 국민 스마트폰을 보급하고 관리하는 생산적인 일에 돈을 써야 할 때다. 이제 대한민국은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국민 공공 필수재로 채택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무상급식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 공영방송은 도대체 몇 개인가? 너무 많다.
KBS1·2, MBC, EBS, KTV, YTN, 연합뉴스 TV, 국회방송, 아리랑 TV, TBS 등 국영·공영·시영 방송이 너무 많다. 지상파 방송사 네 개 중 세 개가 공영방송이다. KBS1, KBS2, MBC다. 교육 방송(EBS)과 김어준 씨가 맹활약하는 교통방송(TBS) 역시 서울특별시가 사실상 예산을 지원하는 공영(시영)방송이다.1980년 11월 전두환 신군부는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민간방송인 동양방송(TBC)과 문화방송(MBC)을 ‘언론 통폐합’이라는 명목으로 공영방송으로 만들었다.
삼성 계열의 TBC는 KBS2가 됐다. 그 후 10년이 지난 1991년 SBS가 개국하면서 민영방송이 10년 만에 생겼다. 2009년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에 의해 신문의 방송사 겸업이 가능해지고 기업의 방송사 지분 소유에 대한 규제도 완화됐다.
‘종합편성 채널(종편)’이 도입되어 2011년 JTBC, MBN, 채널A, TV조선이 설립됐다. 신문사 계열인 종편은 중앙일보의 JTBC, 매일경제의 MBN, 동아일보의 채널A, 조선일보의 TV조선이다. 종편에 대한 재허가 및 재 인가권, 생사여탈권은 대통령 직속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쥐고 있다.
현 방송통신위원회 한상혁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인 2019년 9월에 취임하여 2023년 7월까지 임기인데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 KBS 수신료 6500억 원, 1인당 평균 연봉 8,121만 원
프랑스 공영방송의 수신료 폐지 법안이 23일 하원을 통과했다. 영국 BBC도 수신료 폐지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 NHK는 내년에 수신료를 10% 인하할 방침이다. 각국이 공영 방송사의 방만한 경영과 편파 보도에 대한 비판, 시청자들의 외면 등에 직면해 개혁에 착수한 것이다.그러나 한국은 KBS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2021년도 352개 방송사업자의 매출은 19조 3,502억 원이고 전체 방송사업자의 영업이익(방송사업 이외의 사업 포함)은 매출의 19.4%인 3조 7,699억 원이다.
방송사 별 매출실적을 보자. KBS는 1조 4,471억 원, SBS 8,581억 원, MBC 7,797억 원, EBS 2,503억 원, 지역민방 2,465억 원, 지역 MBC 2,270억 원 매출실적을 나타냈다.
방송사 별 영업이익은 MBC 684억 원, SBS 1,408억 원, 지역민방 210억 원이고 영업손실은 KBS 71억 원, EBS 71억 원, 지역 MBC 545억 원이다.
한국방송공사는 국민의 자산이다. 5000여 명 직원이 일하는 적자기업 KBS의 1년 예산은 약 1조 4000억 원이고 이 중 6500억 원은 TV 수상기를 보유한 국민이 수신료 라는 이름으로 대고 있다.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사람인) 8,121만 원이다.
자유일보는 20일 "KBS 해외특파원은 촬영기자와 현지 고용 비정규직을 제외하면 모두 18명인데 이 가운데 15명이 민노총 소속이다."라고 밝혔다.
▲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수익성만 쫓았기 때문
2022년 초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활성 사용자는 4750만 명이다. 대다수 국민이 이번 '카카오 대란'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 측은 “장애 사태의 1차적 원인은 SK 데이터센터에, 근본적 원인은 리튬 배터리에 있다"라고 했다.데이터 센터는 항온, 항습은 물론이고 정전, 화재 방지를 위해 엄격하고 설계, 건축, 관리된다. 배터리 때문에 화재가 날 정도로 허술한 시설도 문제지만 복구가 늦어진 점이 더 큰 문제다. 기본 데이터는 이중화 되어있지만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은 그렇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 인증, 부가서비스 등이다.
지난해 6월 카카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해외 법인을 포함해 158개다. 참고로 카카오톡은 2021년 6조 1367억 원 매출에 1조 6462억 원의 연결 당기순이익의 성과를 이루었다.
독과점에서 오는 자만과 수익성만 쫓아 데이터센터 백업시스템 구축,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안전 투자를 소홀히 한 점이 결국 대형사고를 일으켰다. 더구나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삼성·현대차·LG·SK 4대 그룹은 물론 국내 대기업 대다수가 가입한 ‘기업휴지 보험(business interruption insurance, loss of profit)’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업휴지 보험'이란 사고가 발생해 사업을 중단했을 때 기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경상비를 지급하는 보험이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는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더욱 공영 SNS가 필요하다. 최근에 벌어진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바이든 자막 사건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교훈(시그널, signal)을 주었다.
시대와 기술 발전에 따라 공영 미디어 주요 수단을 TV에서 SNS로 바꾸어야 한다. 또 앞으로는 메타버스(metaverse)로 공영 미디어를 확장해야 할 상황이다. 아울러 이런 기능을 활용할 스마트폰을 국민 공공 필수재로 채택하라는 시대 요구를 정부는 외면하면 안 된다.<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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