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못 본 '커버드콜' ETF…"배당 노렸는데 예측 못한 손실 더 커"

사진=연합뉴스
불안정한 증시의 회피처로 각광받았던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에게 별다른 수익을 안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을 노린 상품이지만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률이 배당률을 압도하고 있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지수로 구성된 5개의 커버드콜 ETF는 지난 3개월(7월 25일~10월24일) 기준 모두 배당률보다 손실률이 컸다. 박스권 장세나 완만한 하락장을 예상하고 구성된 상품이지만, 국내 증시가 증권업계가 예상한 하단을 뚫고 내려가자 손실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매도해 주가 하락시 손실을 줄이는 투자 전력이다.3개월간 코스피200지수로 커버드콜을 구성한 'TIGER 200커버드콜 5% OTM'은 9.65%, 'TIGER 200커버드콜 ATM'은 8.7% 하락했다. '마이다스 200커버드콜 5% OTM'은 9.25%, '마이티200 커버드콜 ATM레버리지'는 18.2% 각각 떨어졌다. 코스피 200종목 중 고배당주만 골라서 커버드콜 ETF를 구성한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이 -2.7%의 수익률을 기록해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률을 살펴보면 TIGER 200커버드콜 5% OTM과 마이티200 커버드콜 ATM레버리지가 3개월 기준 0.5~0.75%(연배당률 2~3%)였고,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과 마이다스 200커버드콜 5% OTM이 1~1.25%(연배당률 4~5%)였다. 예상 배당률이 가장 높은 TIGER 200커버드콜 ATM도 1.5~1.75%(연배당률 6~7%)로 2% 미만이었다.

배당과 주가 손실분을 함께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오히려 큰 손해를 본 셈이다. 더군다나 커버드콜 ETF의 경우 향후 국내 증시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주가 상승이 제한된다. 일반적인 배당주와 달리 커버드콜은 '주가 상승 상한선'을 두는 대신 배당을 극대화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한번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커버드콜 ETF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커버드콜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며 "커버드콜은 주가가 크게 내리거나 오르는 경우 불리할 수 있어 장기 투자보다는 어느 정도 기간을 정해놓고 투자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