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파티' 시작한 미 증시···실적 '빅 데이'에 주목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지난주 S&P 500이 4% 올랐습니다. 지난 6월 이후 가장 좋은 주간을 보낸 건데 월요일도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죠. 미 증시에 또다시 투자 심리가 모이고 있는 건지, 시장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시장에 발언을 내놓지 않는 '블랙아웃' 기간이 이번주부터 시작됐습니다. 시장이 FOMC 전 마지막으로 파악한 연준의 메시지는 지난 금요일에 나온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입니다. 금리를 너무 급격하게 올려서 경기를 침체에 빠트리는 것은 피해야 하고,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이 메리 데일리 총재로부터 나온 겁니다. 그리고 이에 조금 앞선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는, 적어도 연준 내에서 과도한 긴축을 우려하는 인물이 메리 데일리 한 명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냈죠.

오늘 핌코의 전 이코노미스트인 폴 맥컬리는 메리 데일리 총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미국 경제가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갈 수 있는 변곡점에 도달하고 있다"며 12월 FOMC에서 연준이 75bp 대신 50bp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미국 증시는 '작은 파티'를 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요. 연방기금금리 선물 데이터를 보면 12월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올릴 확률이 현재 54.6%로 우세하지만, 50bp 인상 확률도 43.2%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들이 오늘 마감한 미국 증시를 읽는 긍정론 가운데 하나가 되겠고요. 골드만 삭스도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65%로 본다는 메모를 내놓은 것 역시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골드만은 앞으로 1년 동안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35%로 설정하고, '현재까지 성장 둔화와 노동시장 리밸런싱이 예상보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성장 둔화와 노동시장 재조정은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조치인데, 최근 데이터를 보면 내년까지 성장은 저조하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골드만 삭스의 이런 분석은 그동안 시장의 예상보다 낙관적인 수준입니다. 지난 주까지 시장이 받아든 데이터는 미국의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생각하는 응답자가 68%에 달한다는 CNBC의 조사 결과나, 주요 은행 최고 경영자들의 경기 침체론 등이었는데요. 아직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가운데도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들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살펴볼 것이 이번 주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내놓을 3분기 주요 기업 실적들이죠? 이번 주에 나올 기업 실적 일정과 전망도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이번 주에 S&P 500 기업 가운데 161곳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지난 주 금융주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주는 빅 테크 뿐 아니라 대형 제조업,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줄을 잇습니다. 당장 내일 개장 전 코카콜라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시장 예상치는 매출 105억 3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0.64 달러 수준입니다. 미국의 배송 서비스 업체 UPS도 이날 실적을 발표하고요. 앞서 씨티그룹이 지난 9월 이 회사가 거시 역풍에 잘 대처하고 있다며 경쟁사인 페덱스의 투자의견을 하향하고 UPS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올리기도 했었는데,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지가 주목됩니다. 국내에도 관심이 많은 넥스테라 에너지나 바이오젠, 트위터도 내일 실적을 내놓고요. 장 마감 이후에 내놓을 IT 공룡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도 이번 주간 미 증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 중요합니다. 알파벳에 대한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713억 4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1.28달러 수준입니다. 이외에도 제약사 노바티스나 자동차 회사 GM을 비롯해서 대형 기업들의 실적이 줄잇는 내일이 이번주 투심을 좌우할 1차 '빅 데이'가 될 것으로 보이고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보잉, 포드의 실적이 공개되는 수요일에 이어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 발표를 내놓는 27일 목요일이 증시의 변곡점을 만드는 2차 '빅 데이'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날은 특히 그동안 위기설이 돌았던 크레디트 스위스가 실적과 함께 혁신전략을 내놓는 날이라는 점도 지켜보실 부분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