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美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 인상하자… 경쟁사가 웃었다

애플뮤직, 애플TV+ 미국 요금제 인상키로
상대적 가격 저렴해진 스포티파이 주가 상승

미국 기술기업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과 애플TV 플러스(+)의 이용요금을 인상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애플의 스트리밍 사업 경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애플은 미국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의 요금(월 기준)을 9.99달러에서 10.99달러로 1달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의 월 요금을 4.99달러에서 6.99달러로 2달러 올린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애플뮤직 애플TV+ 등 여러 서비스를 묶음으로 제공하는 애플원의 월 표준요금은 현 14.95달러보다 2달러 오른 16.95달러가 된다. 애플은 라이선스 비용이 늘어나면서 애플뮤직 요금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TV+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플의 이번 가격 인상 결정이 악수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 전체 실적에서 스트리밍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한자릿수에서 최근에는 4분의 1로 확대됐다. 경쟁사인 음악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의 월 요금은 9.99달러부터 시작, 애플뮤직의 새 요금보다 저렴하다. 애플뮤직의 가격 인상이 호재로 작용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포티파이 주가는 전날보다 6.72% 상승 마감했다. 아마존뮤직 월 요금도 프라임 회원 8.99달러, 비회원 9.99달러로 애플뮤직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

애플TV+ 요금 인상은 2019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인상에도 애플TV+ 월 요금은 경쟁사인 디즈니플러스(7.99달러)보다 낮다. 넷플릭스(9.99달러)보다도 낮지만 넷플릭스가 내년에 내놓을 광고 포함 저가 요금제와는 같다. 애플TV+가 아직 가격경쟁력이 있긴 하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