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우려가 확산한다는데[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건설부동산업계에 PF 대출 부실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모든 PF가 부실과 연결하는 분위기까지 있습니다. PF 사업의 현황과 문제는 뭘까요.

PF 대출은 부동산의 미래 개발 가치를 보고 사업 주체(시행사)에 돈을 빌려주는 겁니다. 원칙적으로 사업성이 대출 판단의 기준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사를 맡는 시공사(건설사)나 신탁사 혹은 자금조달을 주선하는 증권사 등이 신용을 보강하거나 보증을 서는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개발사업이나 분양에 차질이 생기면 시행사와 시공사는 물론 일부 금융기관도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PF 대출은 크게 토지비를 6개월~1년간 대출하는 브릿지론과 이후 공사비와 사업비 일부를 조달하는 본PF로 나뉩니다.

또 PF는 신용도 높은 대형 건설사나 그룹 건설사가 보증하는 건설사 보증 PF, 건설사가 책임준공을 확약하는 책임준공 PF, 신탁사가 시행사를 대신해 토지비, 건축비 등을 조달하는 차입형 토지신탁(개발신탁)이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의 PF 보증도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택지 개발사업에 적극 활용합니다.

개발 사업 과정에서 자금 대출이 중요합니다. 시행사가 토지계약금만 내고 브릿지론 대출을 시도하는 프로젝트는 문제가 생길 경우 시행사만 계약금을 날리게 됩니다. 브릿지론을 조달한 뒤 본PF를 해야 하는데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유동성 위기가 맞물려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동향브리프'(8월호)에서 '부동산 PF 대출 부실 우려 확산, 다각적 대응 시급'이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800여 개발 프로젝트가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옮겨가야 하는데 부동산 금융의 위축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본PF를 조달한 사업이 경우 인허가가 마무리 단계이고 시공사도 정해졌을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사업지는 미분양이 관건입니다. 분양 후 6개월 등 특정 시기까지 계약률이 40% 등 정해진 분양률에 미치지 못하면 할인 분양에 나서는 등 트리거 조항(자동 개입)이 대부분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분양이 이뤄져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PF 자금을 상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계약이 저조할 경우 PF 자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시행사와 시공사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시행사 이익이 사라지고 시공사도 공사 이익을 금융비 충당에 다 날립니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건 이후 금융시장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PF 대출 시장도 휩쓸리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50조+a'에 이어 5대 금융지주에서 9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하니 시장이 안정될지 두고 볼 일입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