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 전 노사정위원장 별세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KBS 이사장 등을 지낸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이 25일 오전 11시경 경기도 고양 자택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과 한노사연이 전했다. 향년 85세.

김 이사장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모두 경험한 노동운동의 원로였다. 1937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김 이사장은 부산고,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왔으며 대학 졸업 후 민족민주청년동맹 등 청년단체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64년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5년형이 구형됐지만 1심에서 무죄로 풀려났다가 2심에선 유죄(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후 고인은 노동운동 외길을 걸어왔다. 1976년부터1985년까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연구위원과 정책연구실장을 지내다 위원장과 의견 대립을 하는 과정에서 간부 5명과 함께 한국노총 집행부로부터 해고당했다. 해고 직후인 1985년엔 한국노총 출신으로 구성된 '노동교육협회'를 만들어 노동 전문가들을 배출했고, 1995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를 창립해 2003년까지 이사장을 맡았다.

1995년에는 민주노총 지도위원으로 출범을 도왔다. 이후 민주노동당 고문,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 1996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 공익위원, 1998년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2000년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노무현 정부 첫 노사정위원장을 역임했고, 2006년에는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으로 2008년까지 활동했다.

최근까지도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상임고문을 맡아 매월 두 차례 노동운동사 학습모임을 진행해 왔고, 일제강점기 항일혁명가이자 노동운동가였던 이재유 선생 기념사업회를 추진해 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별세 당일인 25일은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출범식일이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논평을 내 "평생을 노동운동가로서 열정적으로 살다 간 한국노동운동의 큰 별이 오늘 졌지만, 남은 저희들이 선배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