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만든 폴더블폰 궁금해?…컴백한 '왕년의 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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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돌아온 모토로라2012년 한국 사업 철수를 결정한 모토로라가 최근 다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알뜰폰 전용 단말기를 내놓고, 최근에는 50만원대 5세대(5G) 자급제 휴대폰을 출시하며 중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과거 '레이저(Razr)' 시리즈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토로라가 다시 영광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중저가폰 승부수
"세계에서 가장 얇다"…독기 품고 '틈새시장' 공략
25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이날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과 손잡고 모토로라 '엣지(edge)30 5G'를 출시했다. 5G 자급제 단말기로 가격 5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쿠팡 와우회원의 경우 46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이번 신제품 출시는 지난 5월 30만원대 가격의 '모토 G50 5G'와 '엣지 20 라이트 5G' 출시 후 5개월 만이다.모토로라 관계자는 "국내에서 다양한 고성능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것을 확인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엣지30의 국내 경쟁 모델로는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가 꼽힌다. 엣지30은 6.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크기에 6.7mm의 두께로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은 모델인 갤럭시A8(5.9mm)보다는 두껍지만 올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A 단말기와 비교하면 얇은 편이다. 해당 모델은 듀얼심과 5000만 화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778G 플러스'를 탑재했다. 고성능에 초경량(155g) 휴대폰이라는 점을 내세웠다.애플과 삼성전자가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는 가운데 '틈새 시장'인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며 국내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는 것. 중저가 모델을 시작으로 시장 반응을 테스트한 뒤 향후 고가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식 모토로라코리아 사업총괄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5G 스마트폰 모토로라 엣지30은 업계 최고의 기능으로 사용자가 창의력과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며 "앞으로도 보급형부터 플래그십 모델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시그니처 디자인 탈피…'폴더블폰 시장'서 재기 노린다
모토로라는 '전세계 1위' 스마트폰 점유율 타이틀을 애플에 넘겨준 뒤 국내외 휴대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LG전자가 모토로라의 빈자리를 메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양분하는 고가 시장에서 30만~50만원대 중저가 모델로 서서히 재기를 노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지난해 모토로라는 이례적으로 미국 시장점유율 3위에 올랐다.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달리 400달러 이하 중저가 시장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2021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확보해 애플(58%)과 삼성전자(22%)에 이어 3위에 올랐다. LG전자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감을 얻은 모토로라는 최근 고가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넘보고 있다. 2019년 모토로라는 삼성전자보다 조금 먼저 클램셸(조개껍질) 형태 폴더블폰을 내놨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8월 갤럭시Z 폴드4·플립4 공개 시기에 맞춰 2년 만에 신형 폴더블폰 '레이저 2022'를 출시하며 폴더블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그간 고수했던 휴대폰 하판 곡선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버리고 갤럭시Z플립 디자인과 유사하게 길이를 맞춘 점이 눈에 띈다.모토로라는 갤럭시 언팩 직후 '레이저 2022' 신제품 발표회를 갖는 등 견제 행보를 보였다. 레이저 2022의 현지 최저 가격은 5999위안(약 117만원)으로 비교적 고가다. 우선 중국 현지 내수용으로 출시됐으나 향후 글로벌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모토로라가 내년에 새로운 폴더블폰 2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은 "모토로라가 유럽 시장에 레이저 2022를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시장에서의 가격은 1299유로(약 184만원)로 프리미엄 휴대폰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