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BMW대회로 골프인생 100점 마감…인생 2막 첫 계획은 왼손골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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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은퇴 간담회'“제 골프인생이요? 지난주 끝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이전에는 70점이었는데 대회가 끝난 지금은 100점이에요. 더할 나위 없는 경기로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은퇴 무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최나연(35)이 환하게 웃었다. 2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은퇴를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커다란 두 눈에는 LPGA투어 고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만족감과 인생 2막을 앞둔 기대감이 가득했다.최나연은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스타다. 개인 통산 15승, LPGA투어 통산 9승을 거두며 한국 여자골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다. 2008년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LPGA투어에 진출했고 2009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 2012년에는 US여자오픈 우승 등을 거뒀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LPGA투어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이 대회에서 최나연은 3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1억5000만원 상당의 자동차를 상품으로 받았고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47위를 했다.
그는 “5~6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2016년 US여자오픈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내고 기나긴 슬럼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어느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85타를 친 날, 호텔에서 골프백 안에 있던 14개의 클럽을 다 부러뜨렸을 정도였다. “지난 5~6년은 눈물을 흘린 날이 더 많았어요. 경기 중 눈물이 날 땐 선글라스로 가리곤 했죠.”
힘든 투어 중에도 그의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이번 고별전 마지막 그린에서 그를 뜨겁게 반겨준 ‘V157’ 멤버들이다. 박인비와 신지애, 이보미, 김하늘, 이정은5, 유소연 등이 멤버로, 결성 당시 그들의 우승 횟수가 157회였다는 뜻이다. 최나연은 “박세리 선배님이 개최한 레전드매치가 너무 멋있고 부러웠다. 157멤버들과 함께 그런 이벤트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최나연은 다음달 춘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으로 필드와 완전한 작별에 나선다. 인생 2막의 첫 계획은 좌타 골퍼 도전이다. “왼손으로 106타를 쳐본 적이 있어요. 저는 골프를 정말 사랑하거든요. 이제 아마추어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