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KT&G에 주주 제안…"인삼 사업 분리하라"

플래시라이트 캐피털, 전자담배 투자 확대와 이사회 참여도 요구
이상현 전 칼라일 한국지사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가 KT&G에 인삼사업을 분리하라는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플래시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가 이 같은 요구 사안들을 KT&G에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KT&G 지분 1%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은 KT&G의 주가가 15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주주제안서에는 "담배 기업이 인삼 관련 사업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은 인삼 사업과 함께 부동산 개발 등 핵심 분야가 아닌 사업들에 대한 정리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자담배 등 궐련형 담배의 대체 상품의 매출을 2027년까지 적어도 절반까지 끌어올리고, 세계 시장에 대한 진출 노력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은 주주환원 규모도 현재의 세 배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은 KT&G 이사회에 주주들이 지명한 이사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WSJ은 플래시라이트 캐피털 외에도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와 오아시스 매니지먼트 등 미국과 홍콩의 자산운용 업체들도 KT&G 지분을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는 성명을 통해 "KT&G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은 주주제안과 관련, 이미 KT&G 경영진과 비공개적으로 만나 논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을 설립한 이상현 대표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칼라일 한국지사를 이끌었고, 싱가포르투자청(GIC), 맥킨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를 거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