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케어텍 “구독형 병원정보시스템이 성장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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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량 대표 인터뷰“2003년 분당서울대병원에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처음 구축한 이후 국내 40여개 의료기관으로 도입을 확대했습니다. 2020년에 출시한 클라우드 방식 HIS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시 중구 본사에서 만난 위원량 이지케어텍 대표(사진)는 “클라우드 방식 HIS가 실적을 빠르게 성장시킬 열쇠가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지케어텍은 2001년 서울대병원 전산실에서 분사 설립됐다. 서울대병원이 35.16%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위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안과학 전공으로 서울대 의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의대 안과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9년 이지케어텍 대표로 합류했다.
HIS는 의료기관에서 수행하는 업무를 전산화한 시스템이다. 전자의무기록(EMR)을 비롯해 병상 관리, 병원비 수납, 의약품 물류, 주차관리 등 병원 경영과 관련된 업무를 전산화한다.
위 대표는 “의료 전문가를 주축으로 현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이 이지케어텍 HIS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이지케어텍의 ‘베스트케어’는 대형병원용 HIS다. 고객의 요구 및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구축하고 병원 내에 별도의 서버를 설치해 운영한다. 이지케어텍은 병상 기준 국내 상위 10개 병원 중 5개 병원에 베스트케어를 납품했다.
해외 매출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에 베스트케어를 납품했다. 작년에는 175억원 규모의 HIS 구축 계약을 일본 성마리안나대병원과 체결했다. 성마리안나대병원 HIS는 내년 1월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초석으로 일본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위 대표는 “일본 HIS 시장은 일본 기업들의 점유율이 높지만 낙후된 시스템의 교체 주기가 도래했다”며 “일본 기업들은 1990년대 개발한 HIS의 부분적 업데이트만 하고 있어, 최신 기술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구독형 제품, 민간 및 공공 보급 확대 중
베스트케어 구축 비용은 병원 규모 및 요구 기능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100억원에서 수백억원대에 달한다고 했다. 중소형 병원에 있어 HIS 사용은 부담이다.이에 이지케어텍은 클라우드형 HIS ‘엣지앤넥스트’를 개발하고 2020년 3월에 출시했다. 500병상 미만의 중소형 병원 및 의원을 대상으로 한다. 베스트케어의 기능 중 중소형 병원에 꼭 필요한 것만을 추려 구성했다.
별도의 서버 구축비용 없이, 각 병원에 대한 설치 및 최적화 작업을 거친 후 기간별 사용료를 과금하는 방식이다.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위 대표는 “베스트케어가 맞춤 양복이라면 엣지앤넥스트는 기성복에 비유할 수 있다”며 “만들어진 옷에 소매나 바지단 길이 정도만 조절하는 방식인 만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베스트케어 구축을 위해서는 전문 개발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매출을 급격히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인력 투입 부담이 덜한 엣지앤넥스트를 기반으로 매출 성장의 속도를 높인다는 목표다.
클라우드형 HIS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 의료기관에 대한 영업을 진행하는 한편, 관련 정부 사업을 수주했다.
작년 9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차세대 국립병원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기관으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7개 병원과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2개 병원에 클라우드 기반 HIS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올 5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 확산지원’ 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지케어텍은 1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클라우드형 HIS 보급을 지원한다.
3월 결산법인인 이지케어텍의 22기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매출은 920억원이었다. 19기 557억원, 20기 646억원, 21기 768억원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2기의 영업이익은 5억9155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위 대표는 “최근 몇년 간 엣지앤넥스트에 대한 연구개발비로 영업이익이 다소 아쉬웠다”며 “엣지앤넥스트를 주축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개선하겠다”고 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