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시간 보내라"…CEO가 직원들 휴가 독려한 이유

반도체 업황 악화 영향으로 풀이돼
사진=AFP
반도체 업황 악화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직원들에게 휴가를 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중국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회사 직원들에게 사내 영상 편지를 통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독려했다. 웨이 CEO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5G 및 인공지능(AI) 수요 늘어나면서 회사가 성장했다"며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복귀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대만 및 중국 현지 언론은 직원 가운데 파운드리 업계의 최첨단 공정인 3nm(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공정 분야와 연구개발(R&D) 인력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는 "TSMC가 3nm 양산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R&D 공장 외에 대만 신주시 바오산 생산시설(F12B)과 타이난 생산시설(F18B) 등에 지원되는 인력은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직원 휴가 독려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TSMC의 직원 휴가 장려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증시와 대만 증시에 상장된 TSMC 주가는 25일(이상 현지시간) 각각 3.86%, 4.13% 급락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기준에 맞춰 중국 스타트업용 첨단 반도체 생산을 중단할 것이란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업계에서는 올 초부터 진행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불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웨이 CEO는 "재고 수준은 올 3분기에 정점을 찍고 4분기께 감소할 것이다. 내년은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