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vs 일라이릴리…신약 경쟁에 주가 '훨훨'

바이오젠, 3분기 깜짝 실적
두 번째 치매신약 상용화 눈앞
연초대비 주가 12%가량 상승

일라이릴리, 사상 최고가
치매 인지기능 저하 속도 늦춰
"비만 치료제도 내년 임상 3상"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경쟁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미국 바이오업체 바이오젠과 일라이릴리 주가가 나란히 연중 최고가에 다다랐다. 경기 침체 우려와 약세장 속에서도 신약 개발의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월가도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

바이오젠, 치매 신약 상용화 눈앞

바이오젠은 지난 3분기 매출 25억1000만달러(약 3조5800억원),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 4.77달러를 기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모두 시장 추정치인 매출 24억달러, EPS 4.13달러를 웃돌았다. 연간 매출 전망치도 100억달러에서 101억5000만달러로 상향했다.

실적 개선과 치매 치료제 개발 성공 기대에 바이오젠 주가는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바이오젠 주가는 273.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0.39% 하락했지만 지난달 28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276.61달러)에 가까워졌다. 연초(1월 3일)에 비해선 12% 높은 수준이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아두헬름’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증상 완화가 아닌, 질병 원인을 치료하는 치매 치료제를 내놓은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효능 부족과 부작용 논란으로 올 3분기 아두헬름 매출은 160만달러(약 22억8000만원)에 그쳤다.바이오젠은 두 번째 알츠하이머 신약인 ‘레카네맙’으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레카네맙은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27%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두헬름보다 효능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뇌부종·뇌출혈 등 부작용 발생률도 41%에서 3% 미만으로 대폭 감소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내년 1월 6일 내에 레카네맙의 신약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미셸 부나초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협력사인 일본 에자이를 통해 내년 1분기 안에 미국, 유럽, 일본에서 신약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최근 바이오젠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내놓고,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325달러로 상향했다.

일라이릴리 목표주가 ‘껑충’

바이오젠과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경쟁을 벌이는 일라이릴리 주가는 이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0.98% 오른 351.31달러를 기록했다. 연초(1월 3일) 대비 29% 높다. 일라이릴리도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도나네맙’을 개발 중이다. 상용화를 앞둔 레카네맙과 달리 임상 2상 단계지만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32% 늦추는 결과를 얻었다.일리아릴리는 비만 신약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당뇨병 치료제로 FDA에서 승인을 받은 ‘마운자로’를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내년 4월 임상 3상을 마치는 게 목표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일라이릴리는 장기 투자 측면에선 여러 유망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12일 모건스탠리는 일라이릴리에 ‘비중 확대’ 평가와 함께 목표주가 408달러를 제시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