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소유 홍콩 SCMP, 신장 인권탄압 기획기사 폐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소유한 홍콩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탄압 실태를 파헤친 기획 기사를 폐기해 관련된 기자 3명이 퇴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본외신기자클럽 행사에서 피터 랑안 전 SCMP 에디터는 지난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산아 제한 관련 3부작 심층 기사가 사측과 여러 차례 지난한 회의를 거치며 차일피일 보도가 미뤄졌다고 밝혔다. 랑안은 이 과정에서 해당 기사를 3개월에 걸쳐 취재한 두 명의 기자가 퇴사했으며, 그 직후 자신도 SCMP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랑안은 "수개월에 걸쳐 기사를 준비했고, 마침내 특별히 산아 제한 정책을 들여다본 신장에 관한 3부작 기획 기사를 만들어냈다"며 2016년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한 후 피임기구 사용과 불임시술은 중국 전역에서 줄어들었으나 이슬람교가 지배적인 서부 지역은 예외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해당 기사를 편집국장에게 제시하자 거절당했다"며 "이후 우리는 여러 차례 회의를 했으나 그들이 신장과 관련한, 또한 중국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암시하는 이 기사를 내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사실이 분명해졌을 때 그 기사는 폐기됐고 취재한 기자들은 모두 퇴사했다"며 "나도 얼마 후 SCMP를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사측과 회의를 거쳐 기사를 수정했으나 기사의 목적이 여전히 불분명하고 편견을 내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전했다.
HKFP는 발행되지 않은 해당 기사를 입수해 살펴보니 중국 당국의 30년에 걸친 산아 제한 자료 등을 참고로 했으며 신장의 상황이 유엔이 규정하는 '집단 학살'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각기 다른 견해 등을 포함했고 전했다. SCMP 대변인은 HKFP에 "해당 기사는 편집 검증 과정과 발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HKFP는 "알리바바가 소유한 SCMP는 중국의 민감한 문제에 대한 심층 보도가 여전히 자유롭고 가능한지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권단체와 유엔에서는 신장에서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최소 100만 명이 구금돼 있으며 강제노역과 고문, 정치적 교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부인하며 신장에서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자에 대항한 정책을 펼치고 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