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 지하화 이르면 2026년 착공…개발호재 입은 '서·용·마'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리오공원에서 공원 관계자들과 만나 M30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과 공원 조성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서초구 양재IC에서 경기 고양시로 이어지는 경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를 지하화하고 그 상부에 공원 녹지, 문화 공간,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초대형 도로 입체개발을 추진한다. 수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조달을 위해 경부간선도로 일부 구간을 민간 복합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서초·용산·마포 지역이 도로 지하화 사업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도로 지하화로 도시단절 해소

오세훈 시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사나레스강 인근 리오공원을 찾아 “마드리드시가 M30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리오공원을 만든 것처럼 서울도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의 지하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안팎에서 도심 교통난 해법으로 거론되다가 번번이 추진이 좌절됐던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을 공식화한 것이다. 지상 도로로 단절됐던 수변 공간과 도심 잠재 부지의 활용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리오공원은 2007년 M30 고속도로의 지하 재구조화로 탄생한 8㎞ 길이의 대규모 수변 공간이다. 기존 도로가 갈라놨던 공간을 녹지공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상습 정체 등 고질적인 지상교통 문제를 해결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총 사업비 5조원은 공공 80%, 민간 20% 비율로 마련해 사업을 진행했다.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 건축가는 “강 양쪽으로 났던 기존 왕복 8차선 도로에는 하루 20만대 이상의 차량이 통행해 도시민들이 걸어서 접근하기 힘들었다”며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지상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단절된 지역을 다시 연결하는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이후 주변 부동산 시세가 30~40% 정도 올랐지만 수변 공간을 즐기기 위해 집을 팔지 않고 남아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강변북로 걸어 한강 접근

도로 지하화가 추진되는 구간은 경부간선도로(경부고속도로 서울시내 구간)의 경우 양재IC~한남IC 6.8km, 강변북로의 경우 가양대교~영동대교 17.4㎞다. 강변북로 구간은 지하에 왕복 6차로 도로를 깔고, 기존 자동차 전용 도로는 최고 시속 50~60㎞의 일반 도로로 기능을 바꾼다. 일반 도로에는 신호등 체계와 횡단보도가 설치되기때문에 주민들은 강변북로 상부를 걸어 한강공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 지상부와 한강을 연결해 창의적인 수변공간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도로폭이 100m 가량인 경부간선도로 구간은 지하화로 생기는 상부 공간에 공원 녹지·문화공간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경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이 지역의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분리돼있는 서초구의 동서 생활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현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이 진행 중이다. 공사 착공 예상시기는 강변북로의 경우 이르면 2026년, 경부간선도로는 2028년이다. 공사 완공시기는 착공 시점으로부터 5년 뒤다.

○민간 투자 유치도 검토

관건은 사업비 조달이다. 지하 터널 건설, 기존 도로 재편, 상부 공간 재구조화 등에는 수조원대의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마드리드 M30 고속도로 지하화의 사례처럼 일부 사업비를 기업 등 민간 부문에서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오 시장도 이날 경부간선도로 일부 상부공간 개발이 민간 복합개발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지상공간을 상업용으로 활용해서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면적이 넓은 양재IC 지역이 대상 후보지로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성수 서초구청장도 지난 7월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IC 인근 지역은 교통 요충지인 데다 부지도 상대적으로 넓어 고밀 복합개발 사업으로 추진하면 민간 쪽에서 투자에 큰 관심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마드리드=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