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뼈때리는 편리한 기능…차주들도 "부러워" [최수진의 나우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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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전력 이용해 전기 제공"현대차(전기차)에서 V2L(Vehicle to Load) 기능은 부럽더라고요."
현대차, 아이오닉5에 최초 탑재
볼보·GM 등도 V2L 도입 검토중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가 유독 부럽다는 기능이 바로 V2L이다.현대차는 아이오닉5에 세계 최초로 V2L 기능을 탑재했다. V2L은 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활용해 차량 내외부로 일반 전기 전압을 제공하는 기술. 전기가 없는 공간에서도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쉽게 전기를 끌어올 수 있다. 쉽게 말해 전기차가 거대한 '이동형 보조배터리'가 되는 셈이다.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 격인 테슬라도 전기차에 V2L 기능을 탑재하지는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역시 V2L 기능 도입을 고려했고, 앞으로 출시될 '사이버트럭'에 V2L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박에 좋다"...V2L, 자동차 구매시 중요 역할 톡톡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에 V2L을 탑재했다. 기아 EV6와 EV6-GT, 제네시스 전기차 등에도 V2L 기능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를 통틀어 V2L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V2L에 대한 이용자들 반응도 좋다. 특히 '차박'(차에서 숙박) 인구가 늘면서 V2L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양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정에서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 전자제품을 이용하듯 야외에서도 전기차 내부 전력을 이용해 전자 제품을 구동할 수 있어 차박족이 야외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면서다. 커피포트, 전자레인지, 전자 그릴, 전기 밥솥까지 다양한 V2L 사용 후기가 올라올 정도다.
아이오닉5 기준으로 배터리 100% 충전시 1.5㎾ 용량의 포터블 인덕션을 30시간 이상 가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17평 기준 에어컨과 55인치 TV도 동시에 약 24시간 작동할 수 있다. V2L 최대 공급 전력인 3.6㎾만 넘지 않는다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자제품 수는 제한이 없다.다만 현대차는 V2L을 통한 최대 배터리 소모량을 최대 80%에서 최소 20%까지만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기능을 홍보하기 위해 다음달 1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에식스 지역에 세계 최초로 전기차 팝업 호텔 '호텔 현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건물 대신 전기차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V2L 같은 기능이 전기차 주행거리를 단축하고, 반복된 충전으로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V2L 기능은 오토캠핑은 물론이고 비상 전원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전기차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치가 아니라 이동하는 모바일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으로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터리 소모나 주행거리를 단축시킨다는 건 앞서가는 논리"라면서 "최대 전력 공급량이 3.6㎾인데 큰 ESS에서 이 정도 쓴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동차가 호텔, 극장, 사무실로 변신...'모빌리티 확장'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덕분에 자동차는 사무실이나 극장, 호텔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V2L 기술은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원 역할을 하며 모빌리티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자 다른 제조사들도 V2L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보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에 V2L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GM 또한 내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실버라도 EV'에 최대 10개의 콘센트를 탑재해 가정용 가전제품 사용과 다른 전기차 충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