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코파워 회사채 수요예측 전량 미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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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5년물 年 6% 넘어한국은행의 안정화 조치에도 채권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50조원을 투입하는 정부 대책이 발표된 이후 처음 열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액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공사채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에서도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사채 발행 차질 계속
ABCP 年 20% 금리 거래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C와 한화그룹의 합작회사인 통영에코파워는 27일 열린 51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채는 한화에너지가 지급보증을 해 A+급 신용도가 책정됐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매입 대상(AA-급 이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채권시장 회복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화력발전소 운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에 역행하는 데다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우량 신용도를 갖춘 공기업도 채권 발행 목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교통공사(AA+급)는 3년 만기 290억원어치를 목표로 입찰을 했지만 100억원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발행 금리도 크게 뛰었다. 대구교통공사의 3년 만기 개별민평(민간 평가회사들이 책정한 평균 금리)보다 1.3%포인트 높은 연 6.7%로 매겨졌다.
한국가스공사(AAA급)는 이날 입찰을 통해 2년 만기 1400억원, 3년 만기 500억원, 5년 만기 4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애초 예상보다 발행 규모를 늘렸지만 높은 금리에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5년 만기는 연 6%가 넘는 금리에 낙찰됐다.
전날 한국공항공사 채권이 AAA급 공사채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 6%를 넘어서는 등 금리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단기자금 시장도 안정세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DB금융투자가 보증한 스펠바인드제16차 ABCP가 연 20% 금리에 거래됐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연구원은 “만기가 이틀 남은 매물이 급하게 거래되면서 금리가 치솟았다”며 “정부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채권시장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