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결선 D-3] "정권교체 대세" vs "신과 함께 역전"…막판 충력전

룰라, 여론조사서 보우소나루와의 격차 벌려…28일 마지막 TV토론 격돌
오는 30일(현지시간) 치러질 브라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라이벌인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대세론'을 띄우며 젊은 층 투표 독려와 각종 공약 다듬기에 나선 반면 열세에 몰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강력한 지지층인 종교계의 힘을 얻어 막판 역전극을 기대하고 있다.
투표를 사흘 앞둔 27일 브라질 최대 여론조사 기관(다타폴랴)에서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 지지율은 룰라 전 대통령 49%, 보우소나루 대통령 44%로 5%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4% 포인트 차였던 직전 여론조사 결과보다 격차가 약간 더 벌어진 것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아틀라스인텔)의 조사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52.4%,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6.0%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룰라 전 대통령에게 크게 밀릴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1차 투표에서 선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후 몇 주간 꾸준히 표심을 끌어모으며 룰라 전 대통령 턱밑까지 추격하는 양상이었지만, 일부 지지자들의 폭력 행위와 지나친 비방전으로 다소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발등 위에 불이 떨어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 기반'인 복음주의 계열 교계 영향력에 내심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각종 유세장에서 임신중절 금지·성 소수자 권리 확대 반대 등 보수주의자 성향에 맞춘 연설을 이어가는 한편 공식 활동 자체도 종교 행사에 집중하며 "신과 함께 선악의 싸움에서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브라질 인구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복음주의 계열 신자 중에는 특히 저소득 유권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캠프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 지지세가 높았던 저소득층 표심 자극을 통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대세론'을 들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부 정책 약점을 주로 공략하며 선명한 대비 효과를 노리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선거 캠프 홈페이지 등에 "제가 당선되면 아마존 삼림 벌채와 온실가스 배출은 더 없을 것"이라고 확언한다며 아마존 훼손 논란으로 국제 사회에서도 비판을 받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이어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은 명확하고 현실적인 규칙을 따라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억제와 법인세 감소 등으로 대변되는 현 정부 경제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막판 변수는 28일 밤 진행되는 마지막 TV 토론이다. 이번 마지막 TV토론에서 두 전·현직 대통령은 한 치 물러섬 없는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향해 경쟁적으로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