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톱 크리에이터들과 글로벌 MCN 시장 개척한다" [긱스]

임장호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장 인터뷰
종합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업체인 순이엔티는 국내 최초로 글로벌 숏폼 플랫폼인 틱톡의 공식 MCN, 미디어렙사 승인 파트너가 된 회사입니다. 순이엔티는 올해 해외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 크리에이터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습니다. 각 국가별로 톱 크리에이터들을 묶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임장호 본부장을 한경 긱스(Geeeks)가 만나 회사 전략을 들어봤습니다.
임장호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장. /순이엔티 제공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가 처음 가졌던 목표는 국내외 MCN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크리에이터들을 공유하고, 팔로어도 공유하면서 시장을 키우겠다는 것이었죠. 그런 다음 서로 광고주들도 연결해 주고, 파트너 개념의 관계를 좀 만들어보려 했고요. 처음에는 그냥 파트너십 정도로 생각하다가 욕심이 좀 생기다 보니까 해외 크리에이터들의 한국 시장 독점 계약을 맺게 된 거죠." 임장호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장은 "각 국가별로 틱톡 팔로어 수 1위 또는 5위권 내 크리에이터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며 "카자흐스탄 1위 크리에이터 호마(HOMMA·Homm9k)와 계약을 맺은 이래 각국에서 유명 크리에이터들과 계약을 맺어 왔다"고 소개했다.

순이엔티는 독일 1위(Younes·틱톡 팔로어 4800만 명), 프랑스 1위(Akamz·2200만 명), 멕시코 1위(Domelipa·6000만 명), 호주 1위(Unice·700만 명), 카자흐스탄 1위(Homm9k·4800만 명), 러시아 1위(KIKA KIM·3200만 명) 크리에이터들과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도 1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다양한 국가의 메가 크리에이터들을 영입했다.

임 본부장은 "순이엔티 소속 국내 크리에이터인 원정맨이 4800만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우리와 계약을 맺은 독일, 카자흐스탄 크리에이터도 각각 팔로어가 4800만 명 이상"이라며 "말 그대로 대한민국 인구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영향력을 보유한 크리에이터들을 묶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보겠다는 게 순이엔티의 전략이다.

해외 크리에이터 묶어 '어벤저스팀' 구성

순이엔티는 글로벌 톱 인플루언서들을 모아 '글로벌 얼라이언스 팀(대륙별 메가 크리에이터들)'을 구성했다. 일종의 '어벤저스팀'인 셈이다. 이들의 첫 번째 콘텐츠는 제이슨 드룰로와 함께하는 글로벌 투어였다. 지난10월 에버랜드에서 진행한 글로벌 크리에이터스 핼러윈 페스티벌, 파주 콰트로박스와 비비하우스에서 진행했던 순이엔티 파티를 앞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우리 팬미팅을 세계 시장에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인도네시아에서 제일 큰 전자상거래 업체인 토코피디아와 팬미팅을 준비하고 있고요. 크리에이터들마다 계약 관계가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 시장에 국한해서 계약을 맺은 경우도 있고, 아시아 시장에서 관리를 해주기도 하고, 전체를 다 하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국내 사업은 저희가 다 총괄하고 있고요."
해외 크리에이터 초청해 펼친 순파티. 왼쪽 두 번째가 임장호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장. /순이엔티 제공
순이엔티는 지난 6개월간 해외 국가별 1위 크리에이터들과의 독점 계약을 맺어 전체 약 9억 팔로어를 보유하게 됐다. 임 본부장은 "메가 크리에이터 몇 명과 계약을 더 늘리면 올해 안으로 10억 팔로어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는 인도네시아 메이저 방송사 출신, 중국 더우인 광고 기획자 출신 등의 외국인 팀원들로 구성돼 있다. "저희는 업무 시간이 주로 밤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해외 크리에이터들과 소통하려면 시차 때문에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출퇴근 시간도 다른 부서와는 다르고요. 재택근무를 자주 하기도 하죠."

임 본부장은 원정맨 같은 파워 크리에이터 덕분에 해외 크리에이터와 접촉이 좀 더 쉬웠다고 설명했다. "(해외 크리에이터들이) 다 같이 모여서 홍보도 하고, 페스티벌도 즐기면서 프로모션도 하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도 하고 그러는 거죠. 일본에서도 파티를 열 계획을 갖고 있어요."

임 본부장은 "팬미팅을 하다 보면 뭔가를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것들이 있어서 음원을 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헤비메탈을 해보고 싶다는 얘기도 있고, 장르는 좀 봐야겠지만 앨범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이엔티는 자체적으로 음악 감독도 보유하고 있다. 회사에 녹음실도 완비해놔 음원 믹싱 등이 가능하다.
순이엔티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 /안정락 기자
순이엔티 글로벌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출시하는 음원은 대륙별 순이엔티 얼라이언스 크리에이터들 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2의 빌리 아일리시, 찰리 푸스와 같은 글로벌 스타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얼라이언스 팀 구축과 실행은 지금까지 어느 MCN사도 기획하거나 실행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다.

팬미팅, 음반 발매 등을 넘어 책을 펴내거나 클래스101 등에 강의 프로그램을 올리는 작업들도 기획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굿즈(상품) 등을 활용해 전자상거래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임 본부장은 "틱톡이라는 숏폼 SNS에서도 뻗어나갈 사업들이 매우 많다"며 "게임 분야로 확대할 수도 있고, 연기 분야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문제 해결 등도 도울 것"

순이엔티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팀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도움이 되는 활동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그냥 바닷가에서 쓰레기 줍는 콘텐츠만 만들어도 그 영향력이 꽤 큽니다. 그걸 본 어린 시청자들은 '내가 좋아하는 형, 누나들은 다 저렇게 바닷가에 안 버리는구나' 하면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거죠. 말 그대로 진정한 사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게끔 그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게 제 목표입니다."

순이엔티가 글로벌 얼라이언스 팀을 통해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해나가게 될까. "우선 기본적인 것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그 나라의 홍보를 좀 해 주고 싶어요. 단순히 틱토커를 넘어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본인들의 몸값도 올리고요. 또 다양한 브랜드들, 특히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하는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 나갈 때 그 친구들과 함께 할 수도 있겠죠. 예컨대 국내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을 한다거나 할 때 현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홍보할 수 있겠죠. 방탄소년단(BTS)과 같이한다면 수십억원을 줘야 하고, 몇 개월에 계약이 끝날 수 있는데 우리 크리에이터들과는 연간 계약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고요."
임장호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장. /순이엔티 제공
임 본부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올려주고 평상시에도 (의류 상품이라면) 본인들이 입고 다니거나 하면서 계속 영상을 찍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10분의 1, 100분의 1의 금액으로 최고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런 매체로 브랜드들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말에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에서 팬미팅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태국이랑 인도네시아는 네 팀을 묶어서 이틀 동안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에 팬미팅을 추진 중입니다."

[영상] 순이엔티가 파주 콰트로박스에서 진행한 해외 크리에이터 초청 파티

참 한가지 더

순이엔티는 어떤 회사?

순이엔티는 공연기획자 출신 박창우 대표가 세운 회사로 국내에 틱톡이 막 들어온 2017년 공연과 전시를 통해 쌓아 올린 기획과 촬영, 매니지먼트 경험을 살려 본격적으로 숏폼 시장에 진출했다. 숏폼 시장 최초로 소속 크리에이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5000여 개 광고를 집행했다. 현재 크리에이터 140명 이상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순이엔티는 틱톡코리아에서 매달 15일 발표하는 MCN 순위에서 3년 이상(2019년~2022년 10월) MCN 순위 1위를 지켜오고 있다. 2021년 틱톡코리아 톱7 미디어렙사에 선정됐으며 2020년 틱톡 해시태그 챌린지 부문을 수상했다.

순이엔티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정맨'를 중심으로 1000만 팔로어 이상을 보유한 크리에이터 20여 명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올해 해외사업본부를 신설해 숏폼 플랫폼 틱톡의 장점을 살려 글로벌 종합 MCN 기업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임장호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장. /순이엔티 제공
임장호 순이엔티 해외사업본부장은 "해외사업본부의 역할과 목표는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신나게 즐기는 것을 넘어 전 인류적 사회 이슈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온오프라인 놀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본부는 지난 6월 카자흐스탄 미디어 1위 기업인 JKS(HOMMA·팔로어 4800만 명, yolo house·팔로어 2600만 명, bip house·팔로어 2500만 명) 멤버들과 한국 독점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크리에이터를 영입해 나가기 시작했다.

한국판 '종이의 집' 프로모션에 Homm9k를 참여시켜 국내 팬들에게 해외 크리에이터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C.I.S 지역 내 가장 큰 미디어 시상식인 '네마(NEMA) 어워드'에 순이엔티 소속 수니버스, 헬로하우스 전원이 참석해 단순 C.I.S 지역 행사가 아닌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미디어 시상식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왔다.
순이엔티 본사 사무실 모습. /안정락 기자
이 행사에서 4800만 팔로어를 보유한 원정맨(한국 2위, 글로벌 19위 틱토커)은 남자 틱톡 부문과 대상을 수상해 글로벌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행사에(스페인 라리가 리그 개막 경기 참석, 제이슨 드룰로 월드 트립, 휴고 보스 밀라노 패션 위크 등) VIP로 초대받아 한국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원정맨과 순이엔티 소속 메가 크리에이터들(국내 20위 내 9명 크리에이터 보유)의 글로벌 인지도, 네트워크 덕분에 이룰 수 있는 성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메가 크리에이터들과 메이저 MCN사가 만들어 나갈 다양한 얼라이언스 콘텐츠는 세계 시청자들과 브랜드에 순이엔티의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