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만 이후 멈춘 M&A…이르면 연말 재시동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

인공지능·시스템반도체 등
첨단테크 기업 우선 거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하면서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6년 미국 하만 인수 후 멈춘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M&A가 6년여 만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28일 경제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안팎에선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M&A 관련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M&A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올 들어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M&A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M&A 계획을 묻는 취재진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 부회장은 이달 5일에도 “M&A가 활성화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 로봇,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분야 업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첨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으로 AI 또는 로봇 관련 사업 역량을 갖춘 기업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전언이다. 또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사들일 만한 곳을 물색 중이라는 소문도 업계에 파다하다. NXP, 인피니온 등이 종종 언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을 125조원(2분기 기준) 보유하고 있어 실탄도 충분하다. 분명한 수익모델을 찾고 과감한 M&A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이 회장은 지난 27일 취임 직후 사내 인트라넷에 공개한 글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이지만 신기술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발언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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