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주기구 "아이티 갱단 폭력 등으로 11만여명 집에 못 가"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갱단 폭력 위협과 자연재해 등으로 집을 떠난 아이티 주민이 11만명에 이른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이주기구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6∼8월에 시행한 아이티 실향민 현황조사 결과 11만3천여 명이 집에 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중 9만6천 명은 수도 포르토프랭스 출신이라고 전했다. 지진과 수해 이재민도 있지만, 포르토프랭스 주민들의 경우엔 갱단 폭력 때문에 자택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국제이주기구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폭력 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에서는 최근 식량과 연료 가격이 급등해 이미 불안정한 생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향민이 많았다"고 적시했다.

지난해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살인, 납치, 성폭행, 공갈 등 갱단의 범죄 행위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관 출신 지미 셰리지에가 이끄는 수도권 일대 갱단 연합체인 'G9'이 치안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G9은 아이티 석유 저장량 중 70%가 보관된 바로(Varreux) 유류 터미널을 장악해 연료난을 가중하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는 셰리지에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울리카 리처드슨 아이티 주재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수많은 여성과 어린이가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등져야 했다"며 "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유엔은 국제단체, 정부 및 지역 파트너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레라 확산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아이티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현재까지 2천243명의 확진·의심 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55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