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랑 전공에 아들만 둘인 것까지 같은데, 이런 인연이야말로 연구대상 아닐까요. "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 캠퍼스에서 만난 발라무랄리크리슈난(발라) 발라수브라마니안(34) 교수는 아로키야라지(라지) 셀바라지(41) 교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웃었다.
세종대 생명시스템학부 식품생명공학과에는 쌍둥이처럼 닮은 인도 출신 교수가 둘 있다.
인도 타밀나두주(州) 출신인 발라 교수와 라지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지난 10일 발표한 '세계 상위 2％ 과학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스탠퍼드대는 매년 피인용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과학자 경력 전체를 평가한 명단과 한 해 활동을 평가한 명단을 발표하는데, 두 사람은 후자에 올랐다.
발라 교수는 단국대에서 동물자원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17년부터 세종대에서 일한다.
돼지·가금류 영양학, 생리활성물질(bioactive compound) 등을 연구한다. 라지 교수는 인도 사탸바마대에서 미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2018년 세종대에 왔다.
분자 결합 구조를 예측하는 분자 도킹, 피토케미컬(식물 화학물질) 등이 주 관심사다.
두 사람은 2014년 재한 타밀나두 동향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학문적 열정과 인간적 고민을 함께 나누며 둘도 없는 단짝이 됐다.
발라 교수는 동물자원학 권위자인 김인호 단국대 생명공학대학 교수의 지도를 받으려고 한국행을 택했다.
인도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던 라지 교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관련 분야 지원이 두터운 한국에 자연스레 끌렸다.
두 사람은 한국과 타밀나두 문화가 다른 점에서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나', '언니', '아프다', '싸우다' 등 한국어와 타밀어에 발음이 비슷한 단어가 많고 명절 풍습도 서로 빼닮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2019년 유튜브 채널 '대리여행자 라솔'에 출연해 두 문화의 공통점을 소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