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카페리 출항 당일 운항 취소…"가족여행 망쳤다"

엔진결함에 3개월 운항 중단했는데, 부품 고장으로 또 휴항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가 출항 당일 갑자기 운항을 취소해 여행객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9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인천∼제주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이달 26일 인천발 제주행, 29일 제주발 인천행 등 두 편의 운항 일정을 취소했다.

선사인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애초 지난 14∼24일 전남 목포 조선소에서 선박 검사를 하고 26일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시운전 중 윤활유 펌프 고장이 확인되자 휴항을 결정했다.

예약을 마치고 여행을 기다리던 여행객들은 갑작스러운 운항 취소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여행객은 "결항 소식을 배 출발 4시간 전에야 알려줬다"며 "숙소 등 예약한 건 어쩌라고 이렇게 조치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여행객은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에 가기로 하고 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결항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가족 여행을 망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선사 측은 정확한 피해 여행객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 항차 때 승객 수가 200∼300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운항 취소에 따른 피해 여행객은 500명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선사 측은 고장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신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31일에는 운항을 재개한다는 목표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선사가 부품 신환 작업을 마치면 전문가들과 합동점검을 벌이고 이상이 없으면 선박 안전 증서를 내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사 관계자는 "31일 출항을 목표로 선박 점검과 시운전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배편을 예약했던 여행객이나 화주에게는 법적 보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만7천t급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한 후속 선박이다. 그러나 취항 한 달여 만인 지난 1월 24일 인천에서 출항 전에 엔진 실린더 손상이 발견돼 운항을 중단했다가 엔진 부품 교체 등을 거쳐 지난 5월 4일 운항을 재개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길이 170m·너비 26m·높이 28m로, 승객 810명·승용차 487대·컨테이너 65개 등을 싣고 최대 25노트(시속 46㎞ 정도)로 운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