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지진] "침대와 책상 흔들" 주말 4.1 지진에 시민들 '화들짝'

충북 비롯해 강원·인천·경남서도 진동 감지…단풍관광열차 서행
29일 오전 8시 27분께 충북 괴산에서 올해 한반도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진도 4.1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여유롭게 주말 아침을 맞이하던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충청권과 수도권 등에서는 건물 흔들림이 감지됐고 소방당국 등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발생지인 괴산과 인접한 청주·충주 등에서는 제법 큰 흔들림이 감지됐고, 당황한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긴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괴산군 감물면 구월리 주민 A씨는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고 집이 많이 흔들렸다"며 "집기가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여태 살면서 이렇게 큰 흔들림을 느낀 지진은 처음"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괴산의 한 펜션에 놀러 간 50대 남성도 "갑자기 큰 진동을 느껴 옷도 제대로 못 입고 밖으로 뛰쳐나왔다"며 "숙소 뒤에 산이 있는데 산사태가 날 것 같아 다들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충주 중앙시장에서 의류 수선업을 하는 B씨는 "건물이 무너지는 것처럼 '쾅' 하는 소리가 들려 당시 시장에 있던 상인 20여이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경북 봉화와 예천, 문경 등에서도 진동을 느꼈거나 문의하는 전화가 7건 접수됐다.강원에서도 침대나 책상 등이 흔들리는 등 미세한 진동이 감지됐다.

원주시 관설동의 장명지(28)씨는 "친구들과 연락해보니 한 명은 침대 스프링이 흔들렸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침대가 흔들려서 잠에서 깨니 책상도 흔들리더라고 했다"고 전했다.

태백에 사는 안모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금방 태백도 흔들림, 무탈하게 지나가실…'이라는 글을 올렸다.경기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지진을 느꼈다는 글이 수십여 건 게시됐다.

"주말 아침 침대에 누워 있다가 흔들림을 느꼈다"는 경험 글이 많았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신고나 문화 전화는 있었지만 지진에 따른 사고로 출동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발생지에서 멀리 떨어진 경남 거창군 거창읍에서는 "식탁 위 유리컵이 진동에 떨어져 깨졌다"는 신고가 소방본부로 접수됐다.

전북 전주지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지진을 느꼈다는 글이 10여 건 올라왔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김모(47)씨는 "아침에 거실에 앉아 있었는데 지진 재난문자가 울린 직후 발밑으로 지하철이 지나가는 듯한 진동을 느꼈다"고 했다.

이날 지진으로 충북 제천에서 전북 남원으로 가던 단풍 관광열차와 대전∼제천 구간을 운행하던 화물열차가 시속 30㎞ 이하로 서행하기도 했다.

코레일은 충북선 증평∼충주 구간 선로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현재 충북선 열차는 정상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

소방청은 이날 지진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65건 접수됐으며, 현재까지 출동 및 피해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김동민 신민재 나보배 손형주 정윤덕 이종건 이영주 김형우 이승형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