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美 일부학교, '핼러윈 간소화' 추세…찬반 논쟁 진행중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형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미국 학교들의 핼러윈 행사 간소화 추세에도 새삼 관심이 쏠린다.

지난 28일(현지시간)자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학교 당국이 핼러윈 행사를 제한하는 사례가 꾸준히 있었다. 필라델피아 인근 로워 메리언 교육구 내 6개 초등학교가 다양한 의상을 입은 학생들이 거리를 행진하는 핼러윈 퍼레이드를 올해도 벌이지 않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학교들은 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인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퍼레이드를 지난 2년간 중단했는데, 방역 조처가 대부분 해제된 상황에서도 이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학교 당국은 종교적 이유 등으로 참석이 불가능한 학생에 대한 배려와 학생 안전 보장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는 앞서 워싱턴주 시애틀과 버몬트주 벌링턴 등지에서 불참하는 학생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학교 차원의 핼러윈 퍼레이드가 폐지된 것의 연장선에 있는 움직임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로워 메리언 교육구의 에이미 버크먼 국장은 종교나 문화적 이유로 핼러윈 퍼레이드에 빠지는 학생이 어느 학교나 매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학생이 소속감을 느끼길 원한다. 재미있는 일에서 소외되고 빠져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몇몇이라도 너무 많은 것이란게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핼러윈 복장으로 등교하는 건 여전히 제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스턴대학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데이비드 프랑크푸르터 교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핼러윈에 참가하지 않으며 일부 복음주의 기독교인도 핼러윈을 사악한 성격의 행사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반응은 엇갈린다. 핼러윈 퍼레이드 중단을 지지하는 학부모 중 한 명인 테레사 더겟은 자녀가 그런 행사를 경험하게 할지는 학교가 아니라 부모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상당수 학부모는 다민족·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학생 대다수가 즐겨온 전통인 핼러윈 퍼레이드를 폐지하려는 건 지나치다고 맞서고 있다.

학부모 리사 매슬로우는 "나는 모든 어린이가 학교와 학교활동에 소속감을 느끼길 원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학교당국)이 정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