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중화' 이끈 포드, '이것'도 업계를 선도한다고? [기업 인권경영 리포트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포드
인권경영 부문에서 업계 선도
올해 3월 인권보고서 발간
사회 전반 인권이슈에 대한 경영목표 제시

포드, 1907년 ‘모델T’ 출시
자동차 산업 변화 이끌어
자동차 소비층 ‘귀족→대중’ 확대
‘더 나은 삶’ 추구해와

기업의 경영이 사회 곳곳 인권이슈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
‘기업 인권경영 리포트’는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인권경영과 관련된 글로벌 동향과 모범사례를 살펴봅니다. 해외 주요 선진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권경영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지평의 인권경영 전문가들이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미국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올해 3월 ‘인권보고서(Human Rights Report)’를 발간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발간한 첫 인권보고서다. 포드의 인권보고서는 아동노동, 기후변화, 인신매매, 차별 등 10가지 중대한 인권이슈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포드는 다양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인권 중대성 평가(Human Rights Saliency Assessment)’를 실시했고, 우선순위를 둬야 할 10가지 중대한 인권이슈를 선별했다.인권보고서를 살펴보면 포드의 사회 전반 인권이슈에 대한 영향력과 인권이슈에 관해 포드가 설정한 구체적인 경영목표를 잘 알 수 있다. 포드는 ‘공급사 행동규범(Supplier Code of Conduct)’에 따라 아동 노동력 착취 없는 공급망을 구축해 아동노동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기후변화 이슈에도 주목해 탄소중립목표 실현을 위한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코발트 공급망의 투명성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하나의 인권이슈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인권이슈에 대한 기업 대응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드의 인권보고서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권보고서가 보여주듯 포드는 자동차 업계에서 인권경영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영국의 비영리 기구인 ‘기업인권벤치마크(Corporate Human Rights Benchmark)’가 2020년 글로벌 기업 199개사의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s)’ 준수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포드는 자동차 부문에서 2위와 큰 격차로 1위를 했다.
2022년 4월에는 저스트 캐피털(JUST Capital)이 선정하는 환경분야의 업계 선두주자 32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업의 사회적 지속가능성 측정을 위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시간 대학교 연구진과 2년간 협업한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Social Impact Project)’ 사례도 포드의 적극적인 인권경영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포드의 행보는 창업주인 헨리 포드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헨리 포드는 ‘기업의 존재이유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값싼 상품과 높은 임금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데 있다’고 믿었다. 20세기에 포드는 “5%가 아닌 95%의 사람들을 위한 물건을 만들겠다”며 부유층의 특권이었던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당시 동종업계 임금의 2배 이상인 ‘일당 5달러’를 정착시켜 미국 중산층 확대에 기여했다.

사회구성원에게 긍정적 영향을 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드의 오래된 철학은 2022년 인권보고서에도 잘 담겨있다. 기업의 경영은 사회 곳곳의 인권상황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포드를 중심으로 국내외 자동차업계 전반에 인권경영이 확산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동민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