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다고 어학연수 간 딸…전화하니 경찰이 받네요"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송에서 사고 소식을 보고 한국에 있는 딸에게 전화했습니다. 위험하다고 알려주려 했는데 경찰관이 받더군요"

3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홋카이도 네무로시에 사는 도미카와 아유무(60)씨는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딸인 도미카와 메이(26)씨를 잃었다.30일 아침 뉴스를 보며 사고 소식을 접한 도미카와씨는 딸에게 위험을 알리려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거듭된 통화 시도에 전화를 받은 것은 한국 경찰관이었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는 경찰의 설명을 듣고 딸이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미카와씨의 딸은 일본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다 올해 6월부터 서울에서 어학연수를 시작했다. 사고 당일인 29일에도 메신저를 통해 학교 친구들과 외출한다는 연락을 받은 터였다.그는 딸의 무사를 기원했지만 30일 저녁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일본인 희생자 2명 중 한 명이 자신의 딸인 메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도미카와씨는 "멀리서 열심히 하고 있어서 응원하고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설마 현장에 있을 줄 몰랐다. 그 안에 휘말려 있을 줄도 몰랐다"며 "정말, 매우 유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한편 일본인 사망자 2명 중 나머지 1명은 서울에서 유학 중이었던 10대 학생이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