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연 5%, 적금 10% 넘었다…이젠 '예테크'가 대세

한은 '빅스텝' 이후 수신경쟁
지방銀 중심 고금리 상품 봇물

다음달에도 기준금리 인상 예상
은행으로 뭉칫돈 이동 가속화
Getty Images Bank
은행권에서 연 5%대 정기예금과 연 10%대 정기적금까지 등장하면서 ‘예테크(예·적금+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이후 은행들이 치열한 수신 금리 인상 경쟁을 벌인 결과다. 11월에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돼 주식 등에 쏠렸던 뭉칫돈이 은행으로 옮겨가는 ‘역머니무브’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쏟아지는 고금리 예금

은행권에서는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고금리 예금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은 연 최고 5.1%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 연 4.3%에 우대금리 0.8%포인트를 얹어준다. 가입일 직전 1년간 전북은행 예금을 보유하지 않았거나(0.7%포인트),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작성(0.1%포인트)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만기는 1년이며 가입 금액은 100만~5억원이다.

대구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연 최고 4.95%의 이자를 주는 ‘DGB함께예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우대 금리가 많아서다. 구체적으로 △전월 총수신 평잔 30만원 이상 0.01%포인트 △대구은행 주택청약상품 보유 0.1%포인트 △‘DGB함께 적금 동시’ 가입 고객 0.1%포인트 등이다. 기본금리는 연 4.5%이며 우대금리는 최고 0.45%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에는 연 최고 4.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더 특판 정기예금’이 있다. 최근 3년간 예·적금에 가입한 적이 없거나(0.45%포인트) 부산은행 모바일 뱅킹 앱에서 금융정보 알림에 동의(0.1%포인트)하면 최고 우대금리를 준다. 가입 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며 판매 기한은 올해 말까지다.시중은행 예금 상품 중에선 우리은행의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이 가장 높은 이자(연 4.8%)를 적용한다. 기본금리는 연 3.8%로 낮은 편이지만 우리은행 첫 고객이라면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연 최고 4.67%),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연 최고 4.6%),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연 최고 4.6%), 신한은행 ‘쏠 편한 정기예금’(연 4.6%) 등도 연 4%가 넘는 짭짤한 금리를 제공한다.

특수은행 중에선 수협은행의 ‘Sh평생주거래우대예금’(연 최고 4.9%)과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연 최고 4.69%)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은행으로 몰리는 뭉칫돈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이자를 주는 정기적금 상품은 광주은행의 ‘행운적금’으로 연 최고 13.7%의 금리를 적용한다. 기본금리는 연 3.7%인데 최고 우대금리가 10.0%포인트에 달한다. 적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6개의 행운번호를 배정하고, 매주 금요일 추첨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카드사 제휴를 통해 고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도 적지 않다. 케이뱅크의 ‘핫딜적금×우리카드’(연 최고 10.0%)와 우리은행의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연 최고 8.0%) 등이 대표적이다. 각각 3만5000좌, 10만좌 한도의 특별 판매 상품이다. 전북은행은 자체 카드인 JB카드 이용 고객에게 우대 금리를 주는 ‘JB카드 재테크 적금’(연 최고 7.0%)을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인을 많이 초대할수록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쏠메이트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적금 가입 시 초대코드가 발급되고 월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 12개월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1.5%에 최대 우대금리 연 5.5%포인트를 적용해 최고 연 7.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고금리 예·적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중 자금은 은행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799조8141억원으로 전달(768조5158억원)보다 31조2983억원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1~6월) 이들 은행의 예·적금 증가 폭이 21조234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지난 7월 0.5%포인트, 8월 0.25%포인트, 10월 0.5%포인트 등으로 잇달아 올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