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삼풍 생존자의 경고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인 이선민 씨가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를 두고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죽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SNS 계정에 "인터뷰 요청이 오는데 모두 거절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이 씨는 "이전에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오징어게임을 실사판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위험천만한 생존게임을 매일 반복하며 '나와 내 가족은 안 죽을 거야' 생각하지만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상황에 피해자와 가족분께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겠나"라며 "그저 먹먹하지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이 씨는 "모든 무고한 참사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그렇듯 이번 일도 제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면서 "명을 달리한 분들의 죽음에 또 유가족들에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풍사고는 지난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502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고 9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참사다. 이 씨는 이 사고의 생존 경험과 이후 이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일상을 담은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